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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초에는 납월매, 중순에는 선암매 … 순천 매화가 부른다

금둔사 홍매화

전남 순천은 한반도에서 제일 먼저 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3월 순천에 가면 특별한 매화꽃이 봄을 알려 준다. 지조와 고결함을 간직한 금둔사의 납월매는 3월 초에, 600년 된 귀한 선암사의 선암매는 중순 이후 서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조선시대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은 매화를 이렇게 노래했다.

 ‘동천년노항장곡(桐千年老恒臧曲),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월도천휴여본질(月到千虧餘本質), 유경백별우신지(柳經百別又新枝).’
번역하면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변함없이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 바탕은 변치 않고,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는 뜻이다.

 상촌은 이 한시에서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표현하면서 아무리 힘들게 살아도 지조를 잃지 않는 강한 고결함을 노래했다.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매화는 세상이 눈으로 뒤덮여 잠들어 있는 추운 겨울날 꽃을 피운다. 꽃말은 고결·인내·충실 그리고 맑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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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아는 매화는 3월에 개화한다. 하지만 시조처럼 추운 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설중매가 진짜 매화라고 생각한다. 설중매는 우리나라에 단 6그루뿐이다. 순천 금둔사에 있는데 이 매화는 특별히 ‘납월매(臘月梅)’라고 불린다. 납월은 음력 섣달을 뜻하는 말로 납월매는 즉 음력 섣달에 피는 매화를 일컫는다. 원래 금둔사의 납월매는 금둔사 아래의 낙안읍성에서 자라던 매화나무가 늙어 죽자 그 가지를 옮겨 심은 것이다.

 금둔사는 금전산이 품고 있는 백제시대의 고찰로 선암사의 말사다. 금전산은 남부 지방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암산(岩山)으로 설악산의 공룡능선보다는 작지만 비슷한 비경을 가지고 있다.

 순천 선암사에는 600년을 넘게 산선암매가 있다. 2007년에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이 된 토종 매화나무다. 선암사 원통전 담장 뒤에 있는 이 나무는 높이가 8m, 밑동 둘레가 1.2m이며 동서남북으로 넓게 퍼진 가지가 특히 아름답다. 꽃 색이 유난히 붉고 향이 짙은데, 선암사 어느 전각인가의 상량문에 이 매화나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기록이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도 크다. 선암매는 3월 중하순에 피기 시작한다. 금둔사 납월매보다 3~4주 늦다.

올해 칠순을 맞은 국내 최고령 여행 가이드. 40년 넘게 국내 여행만 고집하고 있다.
 화훼사찰이라고도 불리는 선암사에 가면 선암매 말고도 다양한 봄꽃을 볼 수 있다. 홍매·백매·청매·왕벚꽃·백일홍·수양벚나무 등이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피어난다. 특히 대웅전을 지나 원통보전 가는 길에 돌담과 어우러져서 피는 매화는 정말 아름답다. 이 돌담의 매화를 보기 위해 봄이면 선암사에는 상춘객으로 북적인다. 금둔사 납월매 보러 가는 여행 상품 3월 8·9·15·16일 출발. 5만1000원.

이종승 승우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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