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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3400원 → 402원 … 어느 대선 테마주의 오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6월 지방선거 얘기다. 이미 정치인들은 선거의 첫걸음이라는 ‘출판기념회’로 분주하다. 주식 시장에도 정치테마주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리 선거에 임박해서까지 주가가 요동친다. 후보군이 다양하고 그 윤곽도 늦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그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26일 산업폐기물처리업체인 코엔텍의 주가가 5.59% 뛰었다. 오전 한때 10% 넘게 오르기도 했다. 가정용 보안시스템 기기를 생산하는 현대통신도 이날 5% 넘게 상승했다. 두 종목은 지난 10일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두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10일 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보도됐고, 26일엔 출마를 선언했다. 이 두 종목은 지난달 3일엔 정 의원이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자 이후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두 종목이 테마주가 된 건 정 의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다. 코엔텍의 2대 주주는 정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다. 현대통신 이내흔 대표는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적이 있다. 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김황식 전 총리와 관련해선 부품·소재 업체인 일진홀딩스가 테마주로 분류된다. 일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김 전 총리의 매형이다. 김 전 총리 덕분에 올 초 3600원 수준이던 이 회사 주가는 7000원대까지 올랐다. 야권에선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 테마주로 모헨즈가 부상하며 올 들어 주가가 40% 가까이 올랐다. 이 회사 김기수 대표는 박 시장이 총괄상임이사로 있던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운영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때로는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김황식 테마주로 꼽히는 우원개발과 이월드가 그 경우다. 우원개발은 사외이사가 김 전 총리와 광주제일고·서울대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김황식 테마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그 뒤 증권가에 ‘진짜 김황식 테마주는 우원개발이 아니라 이월드’라는 말이 돌면서 이월드가 급부상했다. 이월드는 2010년 이랜드가 인수했는데,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김 전 총리와 광주고·서울대 동문이면서 고향(전남)까지 같다.

 인맥이 아니라 정책이나 공약과 관련된 정치테마주도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4대강 사업과 연관된 건설 관련주들이 테마주로 부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출마한 지난 대선 땐 노인복지 관련 테마주들이 새로 등장했다. 성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모나리자가 대표적이다. 노인성 질환 관련 신약개발 기업 오스코텍은 대선 때 상승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기초노령연금 축소 논란이 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정치테마주의 결말은 대개 좋지 않다. 정치인과의 인연이 회사 실적으로 연결될 리 없고, 정책 기조 변화도 잦기 때문이다. 정치테마주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대선을 보면 극명하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2011년 중반 2만원 선이던 안랩의 주가가 16만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문재인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하면서 주가가 반 토막 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전자소재업체 EG도 2011년 2만원 선이던 주가가 2012년 초 8만원까지 급등했지만, 지금은 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던 우리들제약은 대선 무렵 3400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주가가 1000원이 안 되는 ‘동전주’로 밀려났다.

 금융감독원이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47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역시 정치테마주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는 대선 기간에 최고 62%까지 올랐지만 대선 전날엔 6월 1일 주가보다 오히려 0.1% 하락했다. 대선 이후엔 최고점보다 평균 48%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중 49개 종목에선 주가 조작 같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됐다. 검찰 조사를 받은 47명의 관련자가 정치테마주 바람을 일으켜 취한 부당이득만 660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손해를 보았다는 뜻이다. 정치테마주는 오래 붙잡고 있을수록 상대적으로 손해다. 금감원이 대선 이후 이들 147개 종목과 수익률 상위 15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비교해보니 정치테마주는 7.8%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수익률 상위 150개 종목은 88.3%나 올랐다.

 테마주로 분류되는 건 기업들에도 반갑잖다.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되는 현대통신 관계자는 “주가가 오를 땐 잠잠하다가도 주가가 내리면 항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정몽준 의원과 관련이 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건전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업들이 “특정 정치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건 피해 달라”고 입을 모으는 건 이 때문이다.

안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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