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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누가 창조경제 발목을 잡나?

조태권
광주요 회장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25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 내용의 큰 틀은 공공기관의 개혁과 내수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우리의 염원인 통일을 준비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번 담화가 아주 강력하고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복지부동, 개혁과 실천 사이의 괴리, 부서별 정책 충돌, 재원확보 등의 난제가 실천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현재 우리의 실업률은 높고 기업의 투자는 줄고 있다. 또한 내수경제와 일자리창출의 핵심동력인 서비스산업 중 음식·숙박업이 대부분 생계형이다. 이는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나 부가가치의 창출력을 낮추고 내수경제의 침체로 이어졌다. 이렇게 서비스산업 비중이 낮아지는 나라 치고 문화수준이 높은 경우는 드물다. 결국 내수시장의 활성화는 그 나라의 역사·사회·인문·문화 부문의 통섭된 연구를 통해 문화와 서비스 수준의 상관관계를 고찰·성찰해 근본적이고 창조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창조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근원적인 이유를 일제의 ‘조선문화말살정책’으로 본다.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는 “조선인들에게 일본 혼을 심어 주어야 한다…이것이 곧 조선인들의 심리연구이며 역사연구다”라고 강변한 바 있다. 이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단절시키고 정체성을 소멸시켜 우리를 저급문화국가·저급국민으로 고착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일제에 의한 저급문화의 고착화는 결국 우리 전통문화발전에 족쇄를 채우고 민족의 창의력마저 고갈시켰다. 그로 인한 100년의 문화 공백은 한국적 지성의 사고를 취약하게 했다. 이는 우리 문화를 창조·발전시키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문화의 근간인 음식 문화마저 왜곡시켜 ‘저렴하고 푸짐하고 서민적’인 것만이 우리 음식 문화의 미덕인 양 각인시켰고 결국 우리의 내수경제 최악의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건국 후 경제 발전과 더불어 각국의 역사·정치·사회·문화 등의 연구를 통해 많은 학자가 배출돼 왔다. 이들이 서구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를 발전시켜 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발전·융합시켜야 할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현세에 맞게 발전·융합시켜 탄생한 문화의 선례조차 방관하는 경향이 있었다. 작금의 창조경제추진에 이론가나 행정의 달인 대신 실물경제에 경험 있는 ‘창조적 달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조의 길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내수경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한식당이다. 그 자체의 비중은 가볍고 사소하게 보여도 한식당은 정책적으로 선정된 부문별 다양한 가치의 문화상품들을 조화롭게 융합시킬 수 있는 창조경제의 기초 공간이다. 그것은 호텔 못지않게 음식과 공예·디자인·건축·복식 등의 부가가치가 있는 문화요소들을 융합시킬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연구·실험실이며, 음식 관광 상품화 전략의 최전선에 해당하는 체험현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한식당을 관광부문 창조경제의 전략 과제로 삼아 추진한다면 작은 투자로 우리의 창의성을 구현시키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는 저급문화로 고착된 우리 음식 문화의 족쇄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내수경제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될 뿐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산업을 문화산업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갈 돌파구가 될 것이다. 한식당 구축은 창조경제의 견인차이자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융성국가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현장 체험담이다.

조태권 광주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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