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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앞둔 보쉬 대표, 청계천 공구상가서 두 시간

청계천 공구상가 거리를 찾은 드니스 오르 보쉬 아태지역담당 사장(왼쪽)이 한 공구점을 방문해 전동공구를 살펴보며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빈 기자]


“이렇게 많은 상점이 서로 붙어 있는데 다 장사가 되나요? 도매 위주인가요?”

오르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4월 부임 전에 한국부터 찾아
"상가 경쟁·협업 체제 인상적
온라인 판매 전략도 배울 것"



 “이 매장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어느 정돈가요?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뭐죠?”



 20일 오후 서울 청계천 을지로 3가 공구상가 거리. 길가 좌판에 놓인 전동공구 상자와 들락날락하는 상인으로 어지러운 이곳을 자그마한 체구의 금발 중년 여성 한 명이 방문했다. 그는 매장에 놓인 공구를 요모조모 살피며 끝도 없이 질문을 하더니, 각 회사의 제품이 진열된 위치를 꼼꼼히 비교했다. 외국인 여성이 이것저것 묻는 게 신기했던지, 근처 상점의 상인이 몰려들어 지켜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계천에 나타난 ‘파란 눈’의 주인공은 4월부터 독일 보쉬 전동공구 사업부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영업 총괄대표로 부임하는 드니스 오르 부사장이다. 사무실은 중국 상하이에 차리지만, 아태지역 대표로 내정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다. 공구상가 매장마다 들어가 제품을 살펴보고 얘기를 나누느라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며 “한국 시장을 잡아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직접 와보니 어떤가.



 “청계천 상가가 넓지 않은데, 여기에만 공구 업체 300여 개가 몰려 있다는 게 놀랍다. 매장끼리 서로 경쟁하면서도 친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직접 얘기를 나눠보면 하나같이 전문가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 이전에는 미국 총괄로 근무했다. 한국과 미국 시장이 어떻게 다른가.



 “북미 시장은 ‘홈디포’와 ‘로우스’ 2개 업체가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청계천 상가 같은 유통 형태를 가져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 넓다. 업체 입장에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 왜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나.



 “한국이 보쉬그룹 내에서도 전략지로 통하기 때문이다. 충전(무선)공구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55%가 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최근 개발된 충전 공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가볍고 편리하다. 그런 장점을 한국에서 제일 먼저 알아본 것이다. 그만큼 다른 나라보다 앞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



 - 한국은 전동공구 시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걸로 아는데.



 "최근 달라졌다. 예전엔 전문가들만 공구를 샀지만 최근엔 한국에서도 DIY(Do It Yourself·가구나 소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문화)가 보급되면서 집집마다 공구를 구비해놓는 비중이 늘었다. 올해 말 조립식 가구업체 이케아도 한국에 들어온다고 들었다. 전동공구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충전공구는 전선 없이 배터리를 이용해 작동시키는 전동공구다. 오르 대표는 “2003년 보쉬가 내놓은 ‘익소’는 니켈카드뮴 전지 대신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한 제품인데, 한국에서 매년 10만 개 이상씩 팔릴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크기가 성인 남자 손바닥만 해 핸드백에도 쏙 들어간다. 그는 “솔직히 이전 전동공구들은 크고 무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쪽에서 “오래 작업할 경우 팔이 저리다”는 불만이 많이 접수됐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기술 발전을 통해 계속 경량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르 대표는 한국의 온라인 시장에 관심이 많다. 한국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온라인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대리점은 매출의 65%를 온라인으로 올린다. 그는 “본사에서 따로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한국의 보쉬 대리점들은 알아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며 “이 같은 온라인 전략을 다른 국가에서도 벤치마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조혜경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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