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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기억하자, 사람은 숨을 쉬며 산다!

예영준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 특파원으로 갓 부임한 기자의 휴대전화에는 ‘베이징 공기’란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다. 한국에 있을 땐 이런 앱도 있는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여기선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있는 곳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이다. 지금 켜보니 411이란 숫자가 나온다. 농도가 350 이상일 땐 실외 신체활동을 중지하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



지난주 베이징에 왔다가 스모그 세례를 받은 소아과 전문의 출신의 박인숙 의원은 “6개월에 한 차례씩 X선 촬영을 하고 아이는 속히 한국으로 돌려보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어쩌랴. 스모그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으로, 그것도 가장 심한 곳으로 달려가야 하는 것이 특파원의 숙명임을.



 숙명으로 치자면 14억 중국인들이야말로 스모그와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그래서일까. 갓 베이징에 온 이방인의 눈에 중국인들은 대범하다 못해 둔감해 보인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스모그 3대 주범의 하나라며 대중교통 사용을 독려해도 여전히 베이징의 순환도로는 하루 종일 정체에 시달린다. 정부 지도자들은 십수 년째 ‘환바오(環保·환경보호)’를 입에 달고 있지만 베이징에선 쓰레기 분리수거조차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문제는 이게 남의 일만은 아니란 데 있다. 베이징에 스모그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이튿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선인들이 중국과 한반도 사이의 서해를 일의대수(一衣帶水)라고 한 걸 이로써 실감한다. 베이징의 스모그가 바다를 건너며 오염물질을 날려보내기엔 서해의 폭이 너무나 좁다. ‘바다 건너 스모그 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게 국제협력이다. 예전에 한국 정부·민간이 황사 발원지인 중국 서부 내륙에 조림사업을 펼쳐 사막화 방지에 힘을 보탠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이 지금도 적지 않다.



이젠 스모그 완화를 위한 공동연구와 환경기술 협력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서로 힘과 기술과 의지를 모으면 아무래도 해결이 더 손쉬워질 게 아닌가. 이런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41명의 국회의원단이 베이징에 와서 중국 지도자들과 만났다. 북핵·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고담준론을 나누고 일본의 그릇된 과거사 인식에 대한 비판에 함께 목청을 높이며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모그 문제에 대한 협력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말은 없었다.



혹 시간 제약 때문에 그랬다면 지금이라도 스모그 문제를 양국 협력의 의제로 제시했으면 한다. 사람은 숨을 쉬며 사는 존재라는 걸 베이징에 와서 비로소 깨달았기에 드리는 말씀이다.



예영준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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