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남극 바다가 얼어붙는 모습 봤죠 영화 겨울왕국 같았어요

1. 김백진군과 조부현양이 앞으로의 다짐을 적은 편지와 사진을 타임캡슐에 넣고 있다. 타임캡슐은 30년 뒤인 2044년 개봉된다.
2. 빛의 양, 온도, 습도 등을 조사할 수 있는 장비를 장보고과학기지 주변에 설치하고 있는 김군과 조양.
3. 아라온호에 승선해 해수의 온도와 염분을 측정하고 있다.


[소중 리포트] 남극 탐험한 고교생



평균기온 영하 14.1도, 최저기온은 영하 39도. 그야말로 혹한의 남극에서 특별한 3주를 보내고 온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21세기 장보고 주니어'로 선발돼 극지 과학자들과 함께 남극을 탐험한 김백진(대전 서일고 1)군과 조부현(경기 남양주 심석고 3)양입니다. 그들이 전하는 남극 이야기를 소중에서 소개합니다.



글=황유진 인턴기자 , 사진=김백진·조부현



두 학생은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21세기 장보고 주니어'로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남극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1차 서류전형, 2차 골든벨 퀴즈, 3차 토론 및 면접을 거쳐 4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주간(1월 25일~2월 15일) 극지 과학자들과 함께 남극을 탐험했다.

이들은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에 승선해 보고, 2월 12일 역사적인 ‘장보고기지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또 미국 맥머도기지와 뉴질랜드 스콧기지를 견학하고 기지 주변 멜버른 화산지역을 탐사하며 과학자들과 지질연구를 함께했다. 아델리 펭귄 서식지를 보면서 남극의 생태계도 직접 체험했다. 지난 18일 남극 모험에서 막 돌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장보고 주니어’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학교 생명과학 선생님께서 남극 연구 체험단으로 다녀오신 뒤 남극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저도 한번쯤 꼭 가고 싶었던 차에 장보고 주니어 모집 공고를 보고 도전했죠.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골든벨 퀴즈, 토론 면접까지 선발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남극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조)



“과학 잡지를 보던 중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장보고 기지는 기후 변화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기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기후 변화 관련 정책을 공부한 적이 있어 더 관심을 갔어요. 현재 지구에서 끊임없이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워 이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었어요. 이번 남극 탐사를 통해 많이 배웠고, 꿈이 확고해졌어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자연과학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김)



-처음 남극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아라온 호에서 처음 남극을 봤을 땐 믿기지 않았어요. 남극을 직접 밟고 나서야 남극에 왔다는 실감이 났죠. 모든 게 신기했어요.”(조)



“남극에 도착하기 전 아라온 호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봤어요. 남극에 도착한 순간, 마치 겨울왕국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어요. 인간의 손이 닿지 않고 새하얀 눈으로만 덮여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고, 순수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김)



-남극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



“로거(Logger)를 직접 조립해 설치했어요. 로거는 빛의 양, 온도, 습도를 측정하는 기계인데, 만들고 설치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연구자 선생님들이 저희가 설치한 로거를 통해 데이터를 받아 연구하실 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뿌듯해요. 또 남극에서만 볼 수 있는 아델리 펭귄, 웨덜 해표, 스쿠아 등 다양한 생물을 관찰했어요. 남극 이야기를 그날그날 블로그에 올려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도 했죠. 지금도 해양수산부 블로그(http://blog.naver.com/koreamof)에서 볼 수 있어요.”(조)



“미국 맥머도기지와 뉴질랜드 스콧기지를 견학하기도 했어요. 맥머도기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장보고기지도 훌륭하고 멋있지만, 맥머도기지는 규모가 어마어마했죠. 기지 단지 안에 전용 버스 기사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있었어요. 빨리 과학 연구자가 되어 한국의 과학 기술 규모도 커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어요.”(김)



-힘든 점은 없었나요.



“하나도 없었어요. 아라온 호를 남극으로 갈 때 열흘 정도, 올 때 이틀 정도 탔어요. 배를 오래 타다 보니 멀미를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저는 괜찮았어요. 아라온 호 주방장님 음식 실력이 워낙 좋으셔서 밥도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조)



“남극의 눈보라가 불 땐 ‘진짜 춥구나’ 싶더라고요. 바람이 얼굴에 닿으면 바늘로 얼굴을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추위는 견딜 만 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상층 대기 관측동에 올라갔을 때에요. 30m 높이의 철제 탑에 올랐는데, 제가 약간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장보고 과학 기지의 모습과, 저 멀리 멜버른 화산과 바다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김)



-남극 탐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젠가요.



“새를 연구하시는 박사님이 관찰을 위해 스쿠아(Skua)라는 새를 잡으셨어요. 스쿠아는 남극의 매라고 불려요. 새끼 펭귄을 잡아먹는 무서운 새죠. 가까이에서 새를 관찰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조)



“남극을 떠나기 전날 밤, 너무 아쉬워 밤을 꼬박 지새웠어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카메라에 담기보다는 눈에 담으려고 했어요. 그때 바닷물이 어는 걸 직접 볼 수 있었어요. 지금이 여름(하계)이 끝나갈 시기라 바닷물이 점점 얼더라고요. 파도가 얼음 슬러시처럼 변하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아요.”(김)



-청소년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남극에서 지구 환경을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친구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또 극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데도 관심을 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깨끗하고 아름다운 남극의 환경을 보고, 생활 속에서 조금씩 환경 오염을 줄여야겠다고 다짐을 했어요.”(조)



“남극에 가게 된 건 저에겐 정말 행운이었어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어요. 극지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생길 거라고, 또 기회가 생겼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꼭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김)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 월동기지인 장보고기지와 국내 유일 쇄빙선인 아라온호의 모습.
장보고과학기지 준공

빙하·지질·오존층 비롯한 남극대륙 연구 시작




2014년 2월 12일, 남극대륙 한 복판에 태극기가 펄럭였다. 우리나라 두번째 과학기지, 장보고기지의 준공식이 열렸다. 1988년 2월 17일 킹조지 섬에 세웠던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26년 만이다.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에 동북아 해상을 장악했던 영웅이다. 장보고기지에 투입된 건설비는 총 1047억이며, 약 8년만에 완공됐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남극에 월동기지를 두 개 이상 운영하는 나라가 됐다.



장보고기지는 남극 대륙 로스해 (Ross Sea) 연안 테라노바만(Terra Nova Bay) 인근에 세워졌다. 총 면적은 4458㎡으로 세종 과학기지(연면적 2820.1㎡)보다 1.6배가량 크다. 생활동·연구동·발전동 등 16개동으로 구성돼 최대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앞으로 남극의 하계(11~3월)에는 최대 60명, 동계(4~10월)에는 약 15명이 상주하며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들어간다.



남극은 평균기온이 영하 49.3도, 사람이 살기 척박한 환경이다. 왜 살기 힘든 남극에 과학 기지를 또 세운 걸까.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기지는 4500㎞ 떨어져있어 환경이 다르다. 킹조지 섬에 위치한 세종과학기지는 연평균 온도가 영하 1.7도로 남극 내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해 주로 해양환경, 연안생태 등 연안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만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장보고과학기지가 위치한 내륙은 연평균 영하 14.1도이며, 최저 39도까지 떨어진다. 세종과학기지가 극지연구에 제약을 받았던 것에 비해 지질, 빙하, 운석, 오존층 연구 등 남극 대륙 기반 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적조 해소 관련 기술과 당뇨병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실용 기술 관련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남극은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의 땅이다. 남극은 남위 60도 이하의 빙붕(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과 바다, 대륙을 모두 포함하는데 해저 지질에 많은 양의 석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얼음처럼 생겼지만 불을 붙이면 활활 타오르는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300년치 가량 묻혀있다고 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앞다투어 남극에 진출하는 이유다. 국제사회는 남극대륙에 대한 영유권을 동결하는 남극조약을 1959년 체결했다. 조약에 따라 각국은 오직 평화적 목적을 위해서만 남극을 활용할 수 있다. 1998년 남극환경보호의정서가 발효됐으며, 남극 광물자원 개발은 2047년까지 금지됐다. 하지만 2048년 이후 자원 개발을 위해 세계 20여 개국이 남극에 기지를 건설하며 치열하게 연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제공



남극과 북극의 차이



남극은 바다로 둘러싸인 거대한 대륙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눈이 단단하게 굳어져 두께 2㎞에 이르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됐고, 남극 대륙 표면의 98%가량을 덮고 있다. 북극은 바다가 꽁꽁 얼어붙어 육지로 보일 뿐 땅이 아니다. 남극의 연 평균 기온은 영하 49.3도이며, 최저 기온은 1983년 러시아 보스토크기지에서 기록한 영하 89.2도다. 북극의 연 평균 기온은 영하 34도이며, 여름엔 영상 기온으로 올라갈 정도로 남극에 비해 따뜻하다.



아라온호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건조된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이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는 선박을 말한다. 선박 앞쪽에 달린 아이스 나이프가 1m 이상의 얼음을 뚫어 항해가 가능하다. 선내에는 약 25종의 최첨단 연구 장비가 설치되어 있어 ‘바다 위의 연구실’이라 불린다. 길이 110m에, 너비 19m, 무게 6950t으로 최장 70일간 2만 해리까지 연속 항해가 가능하다. 아라온의 ‘아라’는 순 우리말로 바다를 뜻하며, ‘온’은 전부를 뜻한다.







<서브:장보고기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