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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심판, RO와 연계성 여부가 최대 쟁점

이석기 의원에 대한 1심 선고일인 17일 수원지방법원은 오전부터 보수·진보단체 회원들이 모여들어 긴장감이 고조됐다. 보수와 진보는 법원 앞 네거리에서 마주한 채 맞불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1200명의 경력을 배치했지만 양측 간 충돌은 없었다. [강정현 기자]

“이석기(52)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확신했다. 이제부터는 이 의원과 RO 조직의 활동이 통합진보당 차원의 활동임을 밝히는 데 진력하겠다.”

 17일 이 의원에 대한 수원지법의 유죄 판결 직후 정점식(검사장) 법무부 위헌정당 TF(태스크포스)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소송에서 법무부 입장을 대변하는 그는 “무죄 판결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정 팀장을 포함해 법무부와 대검 수뇌부 인사들은 1심 재판부가 RO의 실체는 물론, 이 의원의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를 검찰이 기소한 원안 그대로 인정하자 크게 고무됐다. 이날 유죄 판결은 특히 헌정 사상 첫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사건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8일 열리는 2차 심리에서 양측이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청구인인 통진당과 변호인 측이 이날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씁쓸한 반응을 보인 이유다.

 그동안 법무부 TF팀은 통진당의 위헌적 활동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 의원과 RO 조직의 활동을 지목해 왔다. 이에 대해 통진당 측은 “RO는 실체가 없으며 법무부가 주장한 RO의 활동은 통진당 경기도당의 일부 활동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어 왔다. 이날 수원지법 재판부는 RO의 실체를 인정했지만 RO와 통진당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법무부는 향후 위헌정당 해산심판 심리 과정에서 이 의원과 RO의 활동이 통진당의 당 차원 활동임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정당해산 사건 준비기일에서 쟁점을 7가지로 정리했었다. 이 중에는 개별 구성원의 활동을 어디까지 정당 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RO 사건 등 당원들이 연루된 사건을 통진당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가 포함돼 있다. 헌재가 RO 활동을 개인의 활동으로 보느냐, 통진당 차원의 활동으로 보느냐가 해산 여부 판단의 관건이 된다는 의미다. 정점식 팀장이 지난달 1차 공개 심리 때 “통진당은 이 의원을 위한 투쟁본부를 구성해 특별당비를 모금하고 탄원서 제출을 독려하는 등 RO를 비호해 왔다. 이는 RO 활동이 곧 통진당 활동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RO=통진당’이라는 것이다.

 반면 통진당은 RO와 통진당은 별개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인은 “이번 유죄 선고는 1심 판단일 뿐 확정 판결이 아니다. RO와 당 활동이 직접 연결돼 있다는 법무부 측 주장을 심리 과정에서 깰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의원 측이 북한과 어떤 유대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것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찰 관계자는 “북한과 이 의원-RO-통진당 간의 유대관계를 입증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위헌정당 해산심판 2차 기일에 양측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학자들의 견해도 첨예하게 맞섰다. 정부 측 참고인인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이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유죄 선고는 RO 조직원들의 5·12 회합 녹취록 등 핵심적인 증거를 사실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서 상급심에 가서도 뒤집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통진당 측 참고인으로 나서는 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이 의원에 대한 1심 판결은 법무부가 주장한 활동의 위헌성 부분을 인정해주는 측면이 있다”며 “고등부장 승진을 앞둔 판사들에게 양심적 선고를 기대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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