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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고루 참여 … 올해가 개헌 최적기

지난 3일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인 151명이 개헌안 발의에 동의했다. [중앙포토]


여야 국회의원 151명이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동참하면서 정치권 내 개헌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될 수 있다고 헌법 제128조에 규정돼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정원 300명의 절대 과반수인 151명이 개헌에 동조하고 나선 것은 실제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의원수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말로만 논의가 오가던 수준에서 진일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새 국면 접어드는 정치권 개헌 논의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 안에 임시국회에 개헌안이 발의될 경우 1987년 개헌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에서 개헌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는 평가다. 지난달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위원장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도 5월까지 개헌 권고안을 낼 예정이어서 개헌을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논쟁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개헌안 발의되면 여론 지지 얻을 것”



개헌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호응은 “더 이상 개헌을 늦출 순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란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모임의 민주당 간사인 우윤근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통치 불능’ 상태에 빠진 한국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데 의원들이 이심전심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16명이었던 회원이 한 달 반 만에 개헌안 발의선인 151명까지 늘어난 건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가 개헌의 최적기라는 진단도 의원들이 적극 나서는 데 한몫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단임제 성격상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정권의 추진력이 떨어지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차기 대권 주자들이 부상하면 권력 구조 개편 논의가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 포인트’ 개헌안도 임기 마지막 해 제안되다 보니 정치권의 외면 속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후반기에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힘이 빠진 뒤였다.



 이번 개헌 추진 모임에 여야 의원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중도파와 소장파·친이계에 일부 친박계 의원도 각자 소신에 따라 동참했다. 소속 의원 155명 중 3분의 1 이상인 56명(36.1%)이 참여한 상태다. 중도 계열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개헌에 부정적이어서 선뜻 동참하진 못하지만 개헌의 필요성엔 적극 공감하는 의원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각종 여론조사도 이 같은 기류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지난해 7월 19대 국회의원 233명에게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개헌에 찬성한다’는 의원이 202명으로 개헌선을 웃돌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의원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개헌 추진 의원들은 개헌안이 발의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헌법 제130조에 따르면 개헌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개헌에 찬성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6명과 정의당·통합진보당·무소속 의원에 새누리당 회원 56명을 더할 경우 200명을 약간 밑돈다. 민주당 의원 중 현행 대통령 단임제를 선호하는 의원 10여 명을 제외하더라도 새누리당 의원 중 10~20명만 찬성하면 여유 있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개헌안이 정식 발의되면 여론의 지지를 얻으며 한층 힘을 받게 될 것”이라며 “또한 개헌안은 기명투표인 만큼 역사에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의원 각자가 소신껏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 사례도 개헌 추진론자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순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칠레·멕시코와 한국 등 네 나라뿐이다. 이 중 미국은 엄격한 삼권분립과 연방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제왕적 대통령제와는 거리가 멀다. 칠레도 지난해 말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당선된 뒤 “임기 첫 해에 개헌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대통령제 폐단 극복에 본격 나섰다. 우윤근 의원은 “6년 단임제인 멕시코에서는 ‘멕시코에서 신(神)은 6년마다 죽는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가 심각한 실정”이라며 “결국 남은 건 우리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일대오’ 유지 여부가 성패 좌우



하지만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넘어야 할 난제도 적잖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가 개헌에 부정적이란 점이 걸림돌이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는 순간 정국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친박계에선 친이계와 야당이 박근혜 정부를 흔들기 위해 정략적으로 개헌 카드를 내놓으려 한다는 의구심도 강하다. 친이계 의원들이 개헌 논의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개헌의 내용과 범위를 놓고 의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점도 변수다. 현재 모임 내부에서는 일단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다수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나. 일단 개헌안을 내는 게 중요하다. 한번에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예전처럼 갑론을박만 하다 흐지부지되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본권과 통일 여건 조성 등 다른 분야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찮아 내부 조율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도 분권형 대통령제와 순수 내각제, 4년 중임제 등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모임에 참여한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부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외부의 압박도 극복하면서 단일대오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개헌안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 회원 명단(총 151명)



-새누리당(56명): 강기윤 강석호 권성동 김성찬 김영우 김용태 김을동 김장실 김재경 김정훈 김종훈 김태호 김학용 김한표 김회선 나성린 남경필 박덕흠 박명재 박상은 성완종 신동우 신성범 심재철 안덕수 안효대 여상규 염동열 원유철 윤진식 이군현 이명수 이병석 이에리사 이이재 이인제 이장우 이재오 이주영 이한구 정갑윤 정몽준 정병국 정우택 정의화 조명철 조해진 주영순 주호영 진영 최봉홍 하태경 함진규 홍문표 홍일표 황진하



-민주당(93명): 강기정 강창일 김경협 김관영 김광진 김기식 김동철 김민기 김성곤 김성주 김승남 김영록 김영환 김용익 김윤덕 김재윤 김진표 김춘진 김현 노영민 노웅래 문병호 문희상 민병두 민홍철 박남춘 박민수 박범계 박병석 박수현 박영선 박완주 박지원 박혜자 배기운 배재정 백군기 백재현 변재일 부좌현 설훈 신경민 신기남 신학용 심재권 안민석 양승조 오영식 오제세 우윤근 윤호중 원혜영 유대운 유성엽 유인태 윤관석 윤후덕 이낙연 이목희 이미경 이상민 이상직 이석현 이언주 이용섭 이원욱 이윤석 이찬열 이춘석 이학영 인재근 임내현 임수경 장병완 전병헌 전순옥 전정희 전해철 정성호 정호준 조정식 주승용 진선미 최규성 최동익 최민희 최원식 최재성 추미애 한정애 홍영표 홍의락 황주홍



-정의당(2명): 김제남 서기호



※2월 15일 현재(가나다순)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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