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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버냉키가 남기고 간 負의 유산들

[머니투데이 한택수 국제금융센터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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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미국 중앙은행(FRB)을 이끌어 오던 버냉키의 초저금리 및 양적완화(QE) 등 비정상적인 금융정책도 그의 퇴임을 전후하여 서서히 궤도 수정을 하게 됐다. 일본이 1995년과 1999년에 초저금리정책을 도입하였을 때 장기 불황탈출을 위해서는 금리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양적 금융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일본 중앙은행을 심하게(?) 비판하였던 전력이 있는 경제학교수 출신의 버냉키는 결국 자신의 나라에서 비정상적인 규모의 양적완화(QE)정책을 소신껏 추진해 왔다. 버냉키의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시기적으로 빠른 느낌은 있으나 그가 미국과 세계경제에 남긴 부(負)의 유산(遺産)들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본다.

첫째, 미국과 미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다. 소위 QE1에서 QE3에 이르기 까지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2007년8월 8690억불이었던 FRB의 자산을 통화증발을 통해 3조6600억불로 규모를 확대했지만 신규 투자에서 고용 및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이른바 경제의 선순환에 필요한 민간의 설비투자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 하였다.

또 금융정책의 파급경로 중에서 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하며 이에 따른 부(富)의 효과로 소비가 진작된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상식 이었다.(*참고: 미국 학계의 논문들에 따르면 금리가 1% 하락하면 부동산 가격이 최고 7% 상승한다고 함) 그러나 미국의 경우 2013년2분기 기준 아직도 주택보유자의 24%가 집값이 은행 대출금액 보다 낮은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이른바 깡통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비정상적일 정도의 금융완화정책이 없었더라면 더욱 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는 되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일반가계의 실질적인 이자소득 감소효과를 감안해 볼 때(*참고: 메켄지연구소에 의하면 미국은행의 평균예금금리는 2007년 3.4%에서 2012년에는 0.5%로 하락하였고 2007~2012년 기간 중 가계부분의 이자소득손실규모는 3600억 달러로 추계됨)

미국에서 양적완화에 의한 소비 진작 효과는 대다수 중산계층들의 희생 속에서 이른바 주식과 부동산거품에 의해 자산가치가 늘어난 일부 계층 중심의 소비여력만 늘려준 결과를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미국사회의 빈부격차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인구 7인 중 한 명이 빈곤층에 속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더불어 빈부격차의 확대가 미국 내의 국론 및 사회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살펴보자.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비정상적이었던 양적완화정책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글로벌 규모의 경제활동 위축이 예상된다. 특히 신흥국의 채권, 주식 및 상품시장에 흘러 들어갔던 상당규모의 투기성 유동자금들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엄청난 짜증과 불안과 여러 차례의 충격을 야기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신흥국경제의 혼란 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구조적인 국제경제체제에 대한 위협과 불안도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버냉키의 양적완화정책을 통해서 미국경제의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다가 내심으로 적지 않게 실망한 탓에 향후 미국의 대내외경제정책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선주의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이는 미국경제나 세계경제 모두에게 엄청난 해악이 될 것이다.

오마바 정부 이래 새롭게 등장한 '수출입국'선언이나 대규모 재정지출사업에서 외국기업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배제하는 이른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미국상품 우선구입법)조항이나 해외로 나간 미국기업들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다는 '리쇼링'(reshoring)이라는 낯선 영어 단어도 'Made in USA'라는 낯익은 영어단어의 부활도 모두 글로벌 경제추세에 역행하는 불길한 전조현상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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