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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곰삭은 그들의 음악, 드라마 날개가 되다

‘인디계의 큰형님’보다 ‘인디계의 X세대’로 불리길 바라는 에브리싱글데이. OST에 잘 쓰지 않던 밴드음악을 드라마에 매력적으로 입혔다. 왼쪽부터 정재우·김효영·문성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어떤 드라마나 영화는 음악으로 기억된다. 1990년대 히트곡으로 수놓은 ‘응답하라 1994’(tvN)가 그랬고, 디즈니 ‘겨울왕국’의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가 그러하다.

3인조 록밴드 '에브리싱글데이'
인기 연연않고 차근차근 실력 다져
서툰 청춘 어루만지는 음악 호평



 여기, 드라마 OST의 또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가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부터 ‘골든타임’ ‘청담동 앨리스’ ‘마이 프린세스’ ‘파스타’까지 “배경음악도 연기를 한다”는 호평을 듣는 ‘에브리싱글데이’(이하 ‘에브리’)다. 이들의 음악은 감정 몰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옆에서 함께 걸어갈 뿐이다. 서툴고 부박한 청춘들에게 너는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노래한다.



 문성남(41·보컬과 베이스), 정재우(40·기타), 김효영(35·드럼)으로 구성된 17년차 모던록 밴드가 ‘OST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지금은 MBC 수목 드라마 ‘미스코리아’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90년대를 배경으로 엘리베이터걸 오지영(이연희)이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위쪽부터 파스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미스코리아.
 -‘미스코리아’ OST는 진지하더라.



 “첫 대본을 봤을 땐 로맨틱 코미디인줄 알고 ‘샤방샤방’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권석장 감독이 ‘싸하고 쓸쓸하게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하더라. 미스코리아는 소재일 뿐이다. IMF시대의 절박한 현실을 서로 부둥켜 안고 이겨낸 이야기다. 그래서 음악도 처절하게 만들었다.”(성남)



 단조의 선율이 몽환적으로 뻗어나가는 주제곡 ‘뉴 월드’는 그렇게 완성됐다. ‘끝없이 달려 다다른 곳에 아무것도 없었네’로 시작해 ‘wait tonight, look at the light’로 가사는 끝난다. 이 노랫말에는 무수한 허들 앞에서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고단한 젊음의 얼굴이 포개진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삶은 계란을 꿀꺽하던 지영이 온갖 괄시를 견디고 꿈을 이루는 과정이 OST를 타고 나의 이야기로 치환된다.



 “함께 작업한 감독님들이 ‘에브리의 날 것을 보여달라’고 자주 말한다. 사실 OST 제작사는 수익을 내야 하니까 드라마 내용에 안 맞더라도 스타 가수와 작곡가가 만든 음원을 끼워 넣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돌고 도는 뻔한 스타일이 많다. 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드라마만 생각하려고 한다.”(성남)



 ‘에브리’ 앞에는 ‘한국 모던록 1세대’ 란 수식어가 붙는다. 98년 부산에서 결성해 1집 ‘브로큰 스트릿’(99)을 내놨고, 이후 다섯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찬찬히 쌓아왔기 때문이다. 2010년에 효영이 새로 합류했고 지난해 앨범 ‘구름다리’를 냈다. OST는 영화 ‘레인보우’(2010)의 감독이 이들의 음악을 OST로 발굴한 뒤 ‘파스타’의 권석장 감독에게 추천하면서 시작했다.



 “‘크라잉넛’이나 ‘피아’가 10년 넘게 활동하는 거랑 저희가 10년 넘게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고 하더라. 우린 10만원 든 통장으로 10년 넘게 활동했으니까(웃음). 라디오 출연도 힘들었는데 OST를 하면서 매주 우리 음악을 텔레비전에서 들을 수 있다. 또 다른 스테이지를 얻은 셈이다.”(성남)



 ‘에브리’는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의 노래를 한다는 점에서 OST와 정규앨범이 일맥상통한다. 효영은 “아직도 음악적으로 우리 밴드가 꿈꾸는 것을 이루지 못했다”며 “끊임없는 갈망이 가사에 묻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보컬을 바꾸면 성공할 거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미스코리아’의 지영이와 같다. 진을 만들어주겠다며 유명 미용실에서 오라고 하지만 끝까지 자기 것을 버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지 않나.”(재우)



글=김효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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