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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 늘고 전셋값 뛰고 … 애 낳기 벅찬 환경

백약이 무효인가. 온갖 방안을 써봤지만 출산율이 10여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육아휴직 확대, 자연분만 본인부담 진료비 면제, 무상보육 등 동원할 수 있는 대책은 거의 시행했다. 1차 저출산 대책(2006~2010년)에 42조원, 2차 대책(2011~2015년)에 76조원을 쏟아붓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2012년 출산율이 1.3명으로 올라갔을 때 11년 만에 초저출산 국가(출산율 1.3명 이하)에서 탈출했다고 홍보했지만 1년 만에 이 말이 무색하게 됐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출산율
임대주택·보육지원 늘려야

 출산율 저하 이유는 복합적이다. 2012년 ‘흑룡띠의 해’ 영향을 받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초에 태어날 아이들을 흑룡띠의 해에 맞춰 당겨 낳은 게 지난해 출산율 하락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김용하(금융보험학) 교수는 “2005년 저출산 대책 이후 이어진 상승 무드가 2012년 경기 하락이 압도하면서 출산율 감소로 이어졌다”고 진단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낳으려면 결혼을 해야 하는데 2012년 혼인 건수가 전년에 비해 0.6% 감소했다. 2012년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는 32.1세, 여자는 29.4세로 전년보다 각각 0.2, 0.3세 올라가 만혼이 심화되는 것도 저출산 요인이다. 이런 현상의 근저에는 청년실업이 있다. 지난해 실업률이 청년층(15~29세)만 올라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전셋값이 안정되면 계획적으로 아이를 낳는데, 갑자기 주택 비용이 늘어날 경우 저출산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저출산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보사연 이삼식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11일 ‘2014 제1차 인구포럼’ 주제발표에서 “저출산이 지속되면 내수시장 부족, 사회보장 재정 악화, 경제성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2030년에는 노동력이 1만5000명 부족하고, 2040년에는 100만 명으로 증가한다. 이 본부장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적정 인구가 2045년부터 실제 인구를 밑돌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인내가 필요하다. 스웨덴은 1970년대 경기 침체로 출산율이 1.6명으로 떨어지자 고용요건 개선, 가족지원 강화 등의 대책을 시행해 90년 2.13명으로 회복했다. 그 이후 경기 침체로 다시 1.52명으로 떨어졌고, 99년 이후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육아휴직 등 가족지원 정책 제도를 강화하면서 2010년에는 1.98명까지 올라갔다.



 올해 출산율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가 2012년에 비해 1.4% 감소했다. 감소 폭이 전년보다 더 크다. 그렇다고 사교육비가 줄거나 청년 일자리가 나아질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그런데도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에 눈에 띄는 저출산 대책이 들어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한다. 서울대 조영태 보건대학원 교수는 “신혼부부 전세 지원을 늘리면 빚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김 교수는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만한 민간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시설 확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육단가 인상, 교사 인건비 지원 등으로 민간 시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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