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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려라" 주술사 부른 소치






시베리아 남서부 알타이 지방의 주술사. [사진 플리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1600㎞ 떨어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는 러시아에서 가장 따뜻한 도시다. 아열대성 기후로 2월 평균 기온이 영상 5~7도다. 시내 가로수로 야자수가 서있을 정도다. 개막식이 열리는 피시트 스타디움이 있는 도심은 5일 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랐다. 해변에선 시민들이 선탠까지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동쪽 캅카스 산맥에 쌓여 있는 만년설을 내세워 소치 겨울올림픽을 유치했다. 그러나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소치에서 눈은 가장 큰 걱정이다. 지난해 캅카스 산맥에서 열린 시범경기는 눈 부족으로 일부 종목이 취소됐다. 비까지 내려 쌓인 눈마저 녹아 내렸다. 지난달에도 소치엔 20일간 비가 내렸다.

 러시아는 일찌감치 푸틴의 지휘 아래 ‘눈 보장(Guaranteed Snow)’ 작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겨울 눈을 긁어 모았다. 양은 71만㎥. 인공 눈까지 합해 2800만㎥의 눈을 확보했다. 수백만 달러가 투입됐다. 거대한 눈덩이는 녹지 않도록 빛을 반사하는 두꺼운 담요와 같은 방수포로 덮었다. 그리고 지하에 마련한 눈 창고에 보관 중이다. 눈이 부족한 경기장엔 즉시 대형트럭과 헬리콥터가 동원돼 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인공 눈을 만드는 446개 제설기도 곳곳에 배치했다. 30대의 도플러 기상레이더를 갖춘 관측소에선 10분 단위로 눈 정보를 수집한다.

 폭설이 잦은 시베리아 남서부 알타이 지방 주술사들도 불렀다. 주술사들은 성화 봉송에 참여하고 기설제까지 지냈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최근 트위터에 “캅카스 산맥에 눈 폭풍이 몰아쳤다. 이젠 눈 걱정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 소치의 날씨는 눈 소식 없이 대체로 맑고 포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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