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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나눔의 DNA' 아직 살아있다

케빈 젠킨스 월드비전 세계총재가 4일 경기도 성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랑의 도시락’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월드비전]
1950년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참여했던 밥 피어스(1914~78) 목사는 굶주리는 한국 고아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미국에 돌아간 그는 모금운동을 벌였고 한국의 한경직(1902~2000) 목사와 함께 이 땅의 고아와 남편 잃은 여인들을 도왔다. 전 세계 100여 개 국에서 4만5000명의 직원이 1억 명에 이르는 빈민·아동들을 돕고 있는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시작이다.

 3일부터 사흘간 한국에서 처음 열린 월드비전 국제이사회 집행위원회 참석을 위해 케빈 젠킨스(58) 세계총재가 내한했다. 방한 기간 동안 그는 10명의 집행위 이사들과 함께 성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랑의 도시락’ 나눔 봉사를 하고 경기도 분당 야탑중학교에서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야탑중에서 벌이고 있는 ‘1학급 1학생’ 후원 활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프리카 및 아시아 빈곤국의 아이들을 학급당 1명씩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4일 만난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나눔의 정신을 익히는, 선진국에서도 보기 드문 결연 활동”이라며 “한국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모한 모범국가일 뿐 아니라 국제구호계에 혁신적인 사업과 마케팅 아이디어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의 연례 집행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 자체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단 의미라고 했다. “지난해 월드비전 전체 사업비가 27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인데 이 중 한국이 2억 달러를 부담해 전체 4위를 차지했습니다. 64년 전 한국을 돕기 위해 설립된 기구가 이제 한국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어 뿌듯합니다.”

 한국의 위상을 높인 원동력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 외에도 도움받았던 기억이 오래되지 않아 ‘나눔의 DNA’가 아직 살아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청소년 세대는 기부 문화에 보다 익숙하다”며 “기부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다 보면 늘어나는 특성상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캐나다에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30여 년간 기업 컨설턴트와 경영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월드비전 캐나다 이사로 활동하다가 2009년 세계총재직을 맡았다. 그는 기업인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로의 변신을 “성공을 위한 삶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삶으로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 내부 요구와도 맞아떨어졌다. 국제적인 NGO가 경쟁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대해진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경영 방식을 접목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국제 NGO가 더 전문화되고 행정은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 받는 아동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기부금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후원자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은 매년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사업보고서를 발행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살리겠다고 했다. “더 먼 곳의 아이들을 더 친밀하게 돌볼 수 있단 의미죠. 이 점에서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기업들과 더 많이 협력하고 싶습니다.”

 야탑중 학생이 그에게 “나중에 월드비전 본부 같은 데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다. 그는 “막연히 돕고 싶다는 마음보다 구체적인 분야 즉, 영양·보건·아동 인권 등의 전문성을 기르면 꿈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월드비전 후원자들에겐 이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세상 모든 어머니의 희망은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아이가 먹고 마실 빵과 물뿐 아니라 그 어머니의 희망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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