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해도 너무한 예능 베끼기

JTBC ‘히든 싱어’에 출연한 아이유와 MC 전현무(위 사진). ‘뮤지컬 아이유’ ‘연습생 아이유’ 등이 모창 경연을 벌였다. 아래 사진은 SBS ‘페이스 오프’. 출연자 이름을 ‘순천 아이유’ ‘걸그룹 아이유’로 부르는 등 ‘히든 싱어’의 구성을 상당부분 따왔다.

지난달 31일 설특집으로 방송된 SBS ‘스타 vs 국민도전자, 페이스오프’. 스타와 일반인 도전자가 팀을 나눠 모창경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창 경연이야 명절특집으로 흔히 선보이는 포맷이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프로그램 군데군데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히든 싱어’가 떠올랐다. 하필이면 MC가 ‘히든 싱어’의 전현무인데다가, 모창자를 ‘법대생 싸이’ ‘어린이집 교사 장윤정’ ‘순천 아이유’ 등으로 소개하는 방식, 출연자 가슴에 다는 명찰까지 똑같았다. 보컬 트레이너를 소개하고, 무대를 둥글게 싸안은 객석 판정단이 점수를 주는 방식도 ‘히든 싱어’에서 익숙하게 본 장면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방송됐던 모창 특집 2탄인데, 당시 ‘스타 페이스오프’에는 이런 장치들이 없었다. 홍진영, 컬투, 빅스, 씨스타 소유 등이 스타로 분장하고 나와 모창하고, 패널 토크가 이어지는 전통적 형식이었다.

 물론 ‘히든 싱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 즉 모창 경연자들이 한 소절씩 장막에 가린 채 대결하는 부분은 없기 때문에 성급한 유사성 논란은 과도할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 눈에는 단번에 띄었다. 시청자 이화영씨는 자신의 SNS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지만 창작을 하는 사람들인데 방송사가 자존심도 없나 싶다. 남의 프로그램 장치들을 그대로 갖다 쓰다니”라는 글을 올렸다.

 ‘짝퉁 예능’이 범람하고 베끼기가 만연한 우리 방송 풍토 속에서 ‘페이스오프’의 사례는 사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 ‘표절 불감증’ 수위가 연일 높아진다는 지적도 많다. 법적인 표절 시비를 불러올 정도만 아니라면 프로그램의 유사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풍토 말이다. 표절로 걸려들 정도만 아니면 타 프로그램의 장치나 아이디어나 구성이나 세트나, 출연자나 진행자를 빼다가 쓰는데 아무 망설임이 없다는 것이다.

 MBN의 ‘가족 삼국지’는 더 나아간다. ‘가족소통 토크쇼’라는 슬로건부터가 JTBC ‘유자식 상팔자’를 빼다박았다. ‘유자식 상팔자’가 스타 부모와 사춘기 자녀의 토크였다면, 여기에 조부모 세대를 추가한 것이 차이다. MC도 오프닝에서 “국내 최초 3세대 가족 이야기”라며 차별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들이 제각각 탁자에 무리지어 앉는 스튜디오 세트, 세대 차이가 나는 주제를 놓고 부모 자녀가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기본 구성이 똑같다. ‘유자식 상팔자’의 자녀들이 OX 판을 돌리며 이야기하는 장치만 없을 뿐이다.

 tvN ‘꽃보다 할배’의 짝퉁 논란을 낳았던 KBS ‘마마도’, MBC ‘아빠 어디가’의 짝퉁 지적을 받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스타들의 일상을 일일이 카메라로 쫓는 ‘관찰 예능’의 대세는 유사 프로그램을 쏟아내게 한다. 그러나 트렌드를 쫓는 것과 안이하게 남의 기획을 따라하는 것은 다르다. 타 프로그램을 참조하더라도 그것이 짝퉁·유사물 낙인을 면하려면 자신만의 ‘썸씽 뉴 ’를 만들어내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 채널 저 채널 차별성 없는 유사 프로가 넘쳐나는데다가 출연자마저 그 나물에 그 밥이니 질리기 십상이다. 방송평론가 공희정씨는 “짝퉁과 베끼기의 범람은 방송의 창의성은 물론이고 방송사 브랜드 이미지마저 깎아먹는다”고 지적했다.

양성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