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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담배 안 팔아요 … 매출 2조원 포기한 미 최대 편의점 체인

흡연과의 전쟁을 벌이는 미국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대형 소매 체인인 CVS가 오는 10월까지 전국 7600여개 매장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CVS는 매출 기준 미국 내 1위 약국·잡화점 체인이다. 다른 약국 체인들은 물론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흡연과의 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흡연의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흡연 때문에 숨진 이는 2080만 명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모든 전쟁터에서 사망한 이들보다 10배나 많다. 담배로 인한 연간 생산성 손실만 1500억 달러, 흡연으로 생긴 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이 1300억 달러나 된다. 요즘도 매년 48만 명이 직간접 흡연으로 죽는다.

 흡연 전쟁의 기본 구상은 의외로 간단하다. 흡연을 최대한 불편하게 만드는 물리적 방법이다. 미국 28개 주가 레스토랑, 상업용 빌딩 등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담뱃값을 비싸게 만드는 경제적 방식이다. 흔히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방법이 동원된다. 시카고에선 담배에 붙는 지방세를 2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올려 담배 한 갑에 6.16달러를 부과한다. 그간 성과는 있었다. 미국의 성인 흡연율은 1965년 42%에서 2012년 18%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흡연 인구 감소가 정체 상황이다. 특히 청소년 흡연이 문제다. 매일 18세 이하 청소년 3200명이 담배를 처음 접하고 이 중 700명은 일상적인 흡연자가 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 점에서 CVS의 담배 판매 중단은 흡연 전쟁의 신형 무기에 해당한다. 판매점에서 담배를 치워 담배를 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금연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특별 성명을 통해 “CVS의 결정은 흡연과 관련한 사망·암·심장질환 등을 줄이려는 정부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보건 비용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트위터에 “고마워요, CVS. 이제 우리는 좀 더 쉽게 숨을 쉴 수 있게 됐어요”라고 감사했다.

 CVS는 이 결정으로 연간 매출이 약 20억 달러(2조15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약국체인들이 점점 더 병원 기능을 하게 되며 담배가 아니라 건강을 파는 회사로 이미지가 부각되면 더 큰 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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