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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불법 SW 우습게 보다 미국 수출길 막힐라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인도와 중국의 의류회사를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Law)’ 위반 혐의로 법원에 제소했다. 또한, 그에 앞서 미국 매사추세츠주는 태국의 새우 수출회사에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들 회사가 제조와 경영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이를 기반으로 원가를 낮춘 것은 불공정 경쟁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의 36개 주에서 정보기술(IT) 측면에서의 부정경쟁 방지대책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수출 기업에도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의 불공정경쟁법에서는 비즈니스 운영에 있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경쟁적 이익을 취한 제조업체는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불공정경쟁법 위반 시, 수출 금지 및 실제 손해액 혹은 소매가격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비용 아끼려다 그 비용을 훨씬 초과하는 대가를 지불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평판에도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이는 저작권보호 후진국들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곧 우리의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에 제품을 수출한 기업은 2만여 개로 전체 민간기업 8만9377개의 22%에 달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연합(BSA)이 격년으로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은 40%에 이른다. 미국에서 불공정경쟁법의 집행을 더욱 강화하는 경우 국내 기업 10군데 중 4군데는 최악의 경우 미국 내에서 상품판매를 금지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에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은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국내 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아직까지 한국의 수출기업이 미국의 불공정경쟁법에 따라 직접 조사를 받은 사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기업 수가 상당하고,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법 복제율이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불공정경쟁법은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물론 동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도 적용된다. 영세한 하청기업일수록 관리비 절감을 위해 불법 IT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고,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만연한 중국 제조사에 하도급을 주는 경우도 많다. 국내 완제품 수출 기업일수록 불공정경쟁법의 위험을 정확히 인식하고 제품 공급사슬의 IT 적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의 불공정경쟁법 집행 강화 동향에 따라 세계 각국에 소재한 협력업체들의 IT 자산관리 및 정품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소탐대실’의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한국의 수출기업은 물론 협력업체들도 정기적으로 불법 IT 사용 여부를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중국·대만 등 우리의 경쟁자들을 미국 시장에서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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