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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색을 입히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얼굴을 조각하는 거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가 지난달 22일 프랑스 파리 ‘팔레드 도쿄’에서 열린 ‘조르조 아르마니 프리베 2014 봄’ 패션쇼 무대 뒤에서 모델에게 화장을 해 주고 있다. 매끈하게 얼굴 바탕 화장을 한 다음 신비한 분위기가 나는 색상으로 눈가 화장을 마무리했다. 광대뼈를 따라 아주 옅게 블
러셔를 사용해 얼굴 윤곽이 더욱 입체적으로 보인다. [사진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스메틱]

올봄을 겨냥해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만든 최고급 맞춤 여성복. 린다 칸텔로가 패션쇼 화장을 총괄 지휘했다.
전위적 패션으로 유명한 팝스타 레이디가가의 검붉은 자줏빛 입술 화장. 영국 캐서린 왕세손비가 윌리엄 왕자와 약혼사진을 찍을 때 했던 왕실 화장. 언뜻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두 ‘작품’은 한 사람 손끝에서 태어났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57·Linda Cantell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예순을 바라보는 칸텔로는 창의력을 최고로 치는 업계에서 30년 넘게 현장을 지키며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오전(현지시간) 그를 만났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 2014 봄 패션쇼’ 다음 날이었다. 패션 전문잡지를 빼면 한국 언론과는 첫 만남이다. ‘프리베 패션쇼’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아르마니가 만드는 최고급 맞춤복을 소개하는 자리. 칸텔로는 디자이너 아르마니가 밑그림을 그리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스메틱’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모든 제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그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세계, 멋지게 화장하는 법 등을 들어봤다.

풍채 좋은 평범한 중년 여성 외모,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인심 좋은 웃음. 영국 출신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의 첫인상이다. 편안한 외모에선 대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보단 옆집 아주머니 같은 편안함이 더 많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세계 화장업계를 이끌어 온 유명 인사다. 세계 최대 패션·미용 전문 일간지 WWD는 그를 ‘화장 대가(makeup guru)’로, 패션잡지 엘르 미국판은 ‘패션계의 아이콘(fashion-world icon)’으로 부른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해로(Harrow) 예술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는 “팝가수 데이비드 보위를 보고 화장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영국의 전설적 팝가수 보위는 70년대 화려한 화장과 의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새 음악장르 ‘글램 록’을 들고 나와 대중 음악계에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이런 보위의 멋진 모습을 보고 10대 초반의 칸텔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게 됐다. “화장만으로도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게 화장의 힘이자 매력이다. 그걸 보위를 보며 깨달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는 것이다.

린다 칸텔로
-메이크업을 학교·학원에서 배운 적이 없다고 들었다.

“70년대 후반 내가 자란 영국은 매우 우울했다. 모든 게 회색빛이고 날씨는 형편없었다. 한데 보위가 들고 나온 글램 록은 반짝였고, 우리네 삶에서 뭔가 환상적인 걸 꿈꿀 수 있게 해 줬다. 여학교에 다니며 친구들한테 염색을 하라든가 눈썹 정리를 해 보라고 권하곤 했다. 보위가 촉매 역할을 하긴 했지만 이미 관심은 충만했단 얘기다. 예술학교를 졸업하곤 무작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보조로 일하기 시작했고 여기까지 왔다.”

-79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으니 올해 36년째다.

“보위를 보며 꿈을 키우다 93년엔 그의 앨범 재킷 촬영에도 참여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보조 한 명 없었는데, 지금은 현장에 50명 넘게 보조인력이 북적댄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 창조해야만 했던 시대에서 디지털로, 인터넷으로 모든 걸 참조해야만 뭔가 할 수 있는 시대로 변했다. 이건 아쉬운 부분이다. 창의적인 건 인터넷이 아니라 거리, 실제 삶에서 찾아내야만 한다.”

린다 칸텔로가 연출한 화장법. 2010년 12월 영국 캐서린 왕세손비가 윌리엄 왕자와 약혼 기념으로 찍은 사진(왼쪽)과 패션잡지 보그 미국판 2011년 3월호에 실린 레이디가가. 모두 유명 사진가 마리오 테스티노가 촬영했다.
-3년 전, 캐서린 왕세손비의 약혼사진 작업에 참여했다. 왕실 화장법은 어떤 식으로 구상했나.

“특별한 건 없었다. 케이트(※그가 이렇게 호칭했다. 칸텔로와 캐서린 왕세손비는 친구 사이로 많은 매체에 소개되고 있다)가 워낙 화장에 관심이 많고 잘해서 크게 손댈 게 없었다. 내가 화장해 줄 땐 아이라인 그리는 걸 피하는데, 케이트는 진하게 아이라인 그리기를 즐겨 한다. 첨에 안 그린 채로 진행했는데, 직접 하고 와도 되겠느냐고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검정으로 진하게 그리고 온 걸 내가 부드럽게 다듬었다. 케이트 어머니, 여동생 모두 검정 아이라이너를 쓰더라. 그건 캐서린 왕세손비 화장법, 혹은 미들턴 화장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만들고 있는 아르마니 파운데이션을 소개하고 사용했다. 지금도 그걸 쓰고 있을 것이다. (웃음)”

-한국 여성 화장법에 대해 알고 있나.

“웬만한 사람들보다 많이 알 것이다. (웃음) 집에서 아리랑TV를 즐겨 본다. 드라마 ‘토지’를 열심히 보고, 젊은 남녀 가수들 화장도 유심히 지켜봤다. 진한 눈화장을 한 남자 가수들을 보면 여성과 별반 다를 게 없더라. 전체적으로 매우 조각 같아 보이게 화장을 잘하더라. 변화도 느껴진다. 전보다 더 선명하고 밝게 화장법이 바뀌고 있다. 물론 가수들 무대 화장법을 보통 사람까지 따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종에 따라 얼굴 윤곽이며 골격이 다르니 화장법을 제안하거나 화장품을 개발할 때도 다르게 해야 할 것 같은데.

“화장법도 얼굴 모양도 일반화하기 어렵다. 전엔 나도 아시아 사람, 한국·일본·중국 사람마다 다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일해 보니 일률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없더라.”

-쉽고 빠르게, 아름답게 화장할 수 있는 방법을 한 수 가르쳐 달라.

“피부결(complexion)을 다듬는 게 첫째다. 그리고 (잡티 등을 자연스럽게 감추는) 바탕 화장을 정성껏 하고, 얼굴 모양을 잡아 나가야 한다. 화장은 얼굴에 색을 입히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얼굴을 조각하는 것과 같다. 디자이너 아르마니도 늘 그걸 강조하고 내 생각도 그렇다.”

-보통 사람이 화장할 때 흔히 하는 실수는.

“많은 이가 자기 얼굴색과 다른 색 파운데이션을 쓰려고 한다. (서양인들은) 태닝한 것처럼 보이려고 그런 색 파운데이션을 쓴다. (반대로 동양 사람들은) 희게 보이려고 더 하얀 파운데이션을 고른다. 이러면 어떤 화장품을 쓰더라도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웃긴 화장이 된다. 반드시 자기 얼굴색에 맞는 걸 골라야 한다.”

-올해 꼭 한 번 시도해 보라고 권할 만한 화장법이 있다면.

“여성들이 봄·여름엔 밝은색을 좋아하지만 대개 이런 색조 화장품은 발랐을 때 탁하게 보인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덧발라도 투명한 질감을 내도록 새 제품을 만들었다. 밝은 색상으로 눈이나 볼에 칠하면 좋을 것 같다. 오묘한 푸른빛 같은 색상은 특히 한국 여성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바탕 화장은 최대한 매끈하게 만들고서 시도해 봐라.”

 파리=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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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