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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가까워지는 정몽준, 백지신탁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 의원(왼쪽)이 3일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해 홍문종 사무총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서울 시민분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더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11박12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3일 귀국한 정 의원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당에서 공식 요청한다면 당의 견해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겠다”며 “너무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운 정치 생활을 하면서 정치 탁류에 몸을 던지는 것을 한 번도 두려워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 정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평소 굉장히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혀온 정 의원이 이 정도로 얘기한 것은 출마할 뜻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장 나오나 질문에
"너무 늦기 전에 결정할 것"
주식 처리 심사할 위원들
"신탁 필요" "불필요" 갈려

 - 출마 결심에 가장 큰 장애물은.



 “장애물 같은 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 김황식 전 총리와 경선을 할 수 있나.



 “다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경선이란 건 힘을 합치기 위한 거다.”



 정 의원은 시가총액 14위인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보유 지분 10.1%, 1조6979억원)다. 공직자윤리법은 본인과 가족이 3000만원을 초과해 보유한 주식에 대해 ▶공직 취임 후 한 달 이내에 주식을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 후 60일 이내에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도 백지신탁제도에 따라 창업한 회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사퇴했다. 다만 직무 관련성 심사 청구를 통해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주식을 계속 가질 수 있다.



 정 의원의 경우 선박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서울시장의 직무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가 쟁점이다.





 중앙일보가 백지신탁위원들을 취재한 결과, 위원들 의견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서울에 배를 팔 일이 없다”는 주장과 “계열사만 수십 곳인데 업무와 엮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A위원은 “현대중공업은 행정구역상 본사만 울산에 있을 뿐 사실상 글로벌 기업”이라며 “조선 부문 외에도 사업 내용이 다양해 서울시장의 직무와 관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B위원은 “(기준을) 강하게 적용하면 공직자는 주식을 한 주도 가져선 안 될뿐더러, 지금까지의 관례들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은 사업 영역이 한정돼 있어 주식 보유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신당의 안철수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에도 같은 논란이 일 수 있다. 안 의원은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안랩의 최대주주(18.5%, 1160억원)다. 경기도 판교에 본사를 둔 안랩은 국내 최대의 PC 백신업체다. 공무원이 사용하는 공용PC에 안랩의 유료 제품을 깔 수 있다. 직무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에선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빅매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주내 김 전 총리를 만나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이 귀국 전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2006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재직할 시절, 무소속이던 저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다음 날 ‘아니요’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지금은 (생각을) 모르겠다”고 말한 것도 당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정 의원이 청와대와 당내 친박근혜계에 모종의 ‘사인’을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비주류인 정 의원이 예선(경선)을 거쳐 본선까지 이르려면 당내 주류인 박근혜계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권호·천권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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