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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건강 팔방미인' 효모의 재발견

효모는 막걸리를 비롯해 맥주, 포도주 등 각종 주류를 제조하는 데 필수적이다.




방사선 방호부터 항암, 면역력 증진까지 다양한 효과 자랑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촉망받는 건강식품으로 떠올라

효모는 기원전부터 인류의 영양을 책임져온 중요 미생물이다. 효모에 미네랄을 주입해 만든 ‘미네랄효모’는 영향에 더해 필수 미네랄 섭취를 도와준다. 특히 방사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주고 방사성 물질에 의한 피해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최근 일본에서는 다시 주목받는다. 미네랄효모의 효능과 활용법을 살펴봤다.



일본 미야기(宮城) 현에서 사는 스즈키 사토미(鈴木里美) 씨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이상한 증상을 경험했다. 음식을 먹어도 아무 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각장애였다. 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한 번 미각장애 증상이 시작되면 2주 정도 지속됐다. 뿐만 아니라 머리에 피가 돌지 않는 느낌이 들면서 빈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형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진료를 해봤지만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돌아왔다. 의사는 “미각장애는 통상 아연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만 했다.



궁금증은 미야기 현에서 멀리 떨어진 교토에서 풀렸다. 스즈키 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7월 교토 교린예방의학연구소(杏林予防???究所)를 찾았다. 야마다 도요후미(山田豊文) 연구소장은 “틀림없는 아연부족 현상”이라고 진단을 내렸다(야마다 도요후미 소장은 일본에서 저명한 분자영양학 박사로 국내에서도 출간된 <세포부터 건강해지는 마흔의 밥상>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연은 방사성 물질을 체내에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스즈키 씨는 지진 피해 당시 후쿠시마 원전 인근인 미야기 현에 거주하면서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받아 아연을 많이 소모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방사성 물질로 몸이 피폐해진 스즈키 씨에게 야마다 소장이 내린 처방전은 아연효모, 즉 아연이 듬뿍 함유된 미네랄효모였다. 스즈키 씨는 “미네랄 효모를 섭취하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금새 입맛이 돌아오고 빈혈 증상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야마다 소장은 왜 스즈키 씨에게 아연이 함유된 미네랄 효모를 처방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효모가 무엇인지 부터 잠시 알아보자. 효모(酵母)는 그 이름이 보여주듯 발효(醱酵)의 어머니(母)다. 곰팡이, 버섯과 같은 진균류(眞菌類)에 속한 미생물이다. 발효를 통해 빵, 맥주·포도주 같은 주류, 간장·된장 등 장류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인류는 기원전 8천년 경에 이미 술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으니 효모가 인류의 실생활에 등장한 것도 최소한 그 즈음이라 여겨진다. 효모는 그 자체로 단백질·아미노산·비타민이 풍부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인간에게 영양을 공급해왔다.



효모가 인류에 공헌한 부분은 발효뿐만이 아니다. 발효에 활용되는 다른 미생물 중에 잘 알려진 것으로 유산균(乳酸菌)이 있지만 효모와 유산균엔 큰 차이점이 있다. 유산균은 세포 내에 핵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원핵생물(原核生物)인 반면 효모는 진핵생물(眞核生物)이다. 진핵생물이란 세포 내에 막으로 둘러싸인 핵을 갖춘 생물을 일컫는 말로, 인간 역시 진핵생물로 분류된다. 효모는 세포 하나로 구성된 단세포 진핵생물인 데 반해 인간은 여러 세포로 이뤄진 다세포 진핵생물인 것이다.



효모를 하나의 벽돌에 비유한다면 인간은 수많은 벽돌로 구성된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효모와 인간의 세포는 그 구조가 대단히 유사하기 때문에 효모 연구는 현대 세포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생명공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생명연구의 슈퍼스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역할이 지대하다.



이처럼 효모는 다방면으로 인류의 존속과 발전에 기여한 고마운 미생물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효모를 다양한 방식으로 배양하거나 가공해 건강식품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 건강식품 중 하나가 바로 ‘미네랄효모’다. 미네랄효모란 배양 시에 아연·망간·셀렌 등 미네랄을 주입해 만든 효모를 말한다. 따라서 미네랄효모는 일반 효모가 가지고 있는 영양분에 더해 미네랄까지 함유한 특수 효모다.



효모는 단세포로 구성된 진균류 진핵생물로 그 구조가 인간의 세포와 대단히 흡사하다.


미네랄효모는 ‘보약’



이제 야마다 소장이 미네랄효모를 처방한 이유를 들어보자. “그것은 효모가 생물이기 때문”이라고 야마다 소장은 말했다. “아연효모는 효모라는 생물 속에 아연이라는 미네랄을 주입한 것이다. 따라서 아연효모는 일반 미네랄 아연보다 흡수가 잘되고 생체이용성(생체에 섭취된 물질이 이용되는 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자연 상태의 미네랄을 그대로 섭취할 경우 생체이용성이 낮을 뿐 아니라 독성을 나타낼 위험도 있는 반면 효모에 주입된 미네랄은 단백질이나 핵산 등 효모 내 성분과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흡수가 잘되고 안전하다.



아연이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활성산소 제거 능력이다. 활성산소란 환경오염이나 화학물질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형성되는 산소로 산화력이 보통 산소에 비해 강해 인체에 큰 해를 입힌다. 마치 금속이 산화되면서 녹이 슬듯이 인체 또한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산화작용으로 손상을 입는다. 그 정도가 심각한 탓에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암·치매·중풍·심근경색·백내장 등 현대인의 질병 중 약 90%가 활성산소와 관련됐다고 알려져 있다. 활성산소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방사선이다. 야마다 소장은 “아연은 신체의 활성산소 제거 능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아연이 결핍되면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반응이 나타나고, 산화반응은 면역체계나 DNA 복구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야마다 소장은 방사선 피해를 방지하는 데는 아연뿐 아니라 모든 미네랄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방사성 물질과 미네랄은 구조가 아주 비슷하다. 원자 속 중성자 수만 다를 뿐이다. 방사성 원소와 비슷한 필수 미네랄 전반을 충분히 섭취해두면 방사선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정량의 칼슘을 섭취한 사람의 몸은 스트론튬90이나 칼슘 같은 방사성 물질을 쉽게 흡수한다. 그러나 체내에 충분한 칼륨이 있는 사람의 몸에는 세슘137 등 칼륨과 구조가 비슷한 방사성 물질이 머무르기 어렵다.” 미네랄을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미네랄효모가 일본에서 각광받는 이유다.



메주의 발효를 돕는 효모는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베타글루칸, 면역체계 강화에 효과



미네랄효모의 방사선 방호 및 치료 효과는 이미 실험으로 검증됐다. 2005년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는 가기야 츠토무 교토대 공학부 명예교수와 공동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생후 10주가 지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치사량은 7.5Gy의 방사선을 쪼인 뒤 30일 간 생존율을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에는 미네랄효모를 투여하고 다른 한쪽에는 투여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효모를 투여한 집단은 30일 뒤에도 생존율이 80% 이상인 반면 투여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7%였다.



특히 실험보고서는 방사선을 쬐고 60분 후 미네랄효모를 투여한 경우에도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피폭 전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는 타 방호제와 달리 미네랄효모는 피폭 후에 투여해도 높은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미네랄 효모가 방사선에 의해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신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뿐만 아니라 미네랄효모가 함유한 아연, 동 등은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효소를 유도하며 효모에 포함된 베타글루칸(β-glucan)이 면역증강 작용을 통해 방사선 장해를 방호한다고 여겨진다”고 결론지었다.



베타글루칸은 효모가 함유한 주요 성분 중 하나다. 일본 국립건강영양연구소는 효모제품의 함유성분 분석란에 “비타민과 미네랄 외에도 다당류 베타글루칸이 주목받고 있다”고 표기했다. 베타글루칸이란 설탕의 성분인 글루코스가 다수 결합해 형성된 다당류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식물 유지의 일종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식물이나 버섯, 미생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타글루칸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체의 면역증진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베타글루칸종합연구소 츠바키 가즈후미(椿和文) 연구주임은 “베타글루칸을 섭취할 경우 면역담당 세포를 생산하는 생리활성물질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산이 2~5배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은 신체 면역체계에서 중심 역할을 맡는 단백질의 총칭이다.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면역담당 세포에는 덱틴-1(Dectin-1)이라는 수용체가 있다. 베타글루칸은 이 수용체를 자극해 면역 세포들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는데, 이렇게 자극받은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일종의 ‘공격 명령’이 사이토카인이다.



사이토카인은 세포의 성장·회복·증식·자멸 등 활동을 조절하며 면역력을 강화한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파괴함으로써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종양세포의 괴사를 유도해 항암 치료에서도 주목받는 물질이다. 베타글루칸종합연구소 측이 실시한 실험에서는 쥐를 대상으로 효모 베타글루칸을 투여하고 29일 뒤 종양크기를 조사해본 결과 베타글루칸을 투여하지 않은 쪽 종양이 10g으로 커진 데 비해 투여한 쪽 종양은 7g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대호 숙명여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사이토카인은 항암 신약 개발에서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세계 면역조절 신약 중 사이토카인의 비중은 백신과 항체를 합한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면역세포에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한 특정 세포들이 있다. 암환자의 경우는 그런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사이토카인을 이용해서 그 세포의 항암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효모는 가공을 거쳐 정제나 분말 형태의 건강식품으로 제조되는 경우가 많다.


아미노산·핵산 등 신체 필수성분도 풍부



사이토카인을 활용한 항암 치료제 개발은 특히 미국에서 활발하다. 실비아 리 위스콘신대 의과대학 교수와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의 킴 마골린 박사는 2011년 공동으로 제출한 논문을 통해 “사이토카인의 항암치료 능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최근 20년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사이토카인은 암세포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암치료 능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인체는 기본적으로 단백질 덩어리다. DNA에는 신체 설계도에 해당하는 유전정보가 담겨 있으며, RNA가 그 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한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들이 아미노산과 핵산이다. DNA는 데옥시리보핵산(deoxyri bonucleic acid), RNA는 리보핵산(ribonucleic acid)으로 둘 다 핵산의 일종이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성분으로, 수많은 아미노산이 결합해 단백질을 이룬다고 보면 된다. 효모에는 이처럼 신체 구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과 핵산이 풍부하다.



자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총 20종이다. 이 20종 아미노산의 결합 종류와 순서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20종 중 12종은 체내에서 합성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8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이 8종을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하는데, 효모에는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포함한 16종의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다. 아미노산이 한 종류라도 부족하면 단백질 결핍으로 이어지면서 가벼운 피로 증상부터 시작해 발육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각종 합병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DNA, RNA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핵산은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기본 성분이다. 핵산이 부족할 경우 신진대사 능력이 저하되면서 신체 곳곳에 이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피부 노화, 소화기능 저하, 유전자 수복기능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이다. 핵산은 체내에서 생성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생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핵산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해야 노화를 억제하고 신체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효모에 함유된 또 하나의 물질 효소는 소화 능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일본의 대표적 효모 제품 ‘에비오스정(エビオス錠)’을 판매하는 아사히식품건강 측은 “효모에는 유산균 등 장 움직임에 도움을 주는 균을 늘리거나 식욕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며 효모가 “소화불량, 식욕부진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많은 사람이 핵산이 풍부한 효모를 종종 소화제나 위장약 대용으로 복용하는 이유다. 일본의 경우 효모를 그대로 굳힌 정제나 유산균 등 다른 원료와 혼합해 만든 건강보조제를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수년 째 꾸준히 효모 제품을 복용 중이라고 밝힌 소메야 아유미(染谷?·30) 씨는 “예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위통과 식욕부진에 시달렸던 적이 있는데 효모 제품을 먹기 시작하자 위통이 곧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기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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