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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화 사랑 올곧게 실천, 우리 문화계의 '퍼스트 펭귄'

칠흑같이 어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빙하의 바다, 맨 앞에 선 펭귄이 뛰어든 후에야 뒤따르던 펭귄들이 다이빙을 한다. 불확실성의 세상에 과감히 도전하여 무한한 감동을 주는 펭귄.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이 말하는 ‘퍼스트(first) 펭귄론’이다.

 세계적인 탕카 컬렉터, 박물관과 소장품의 사회 환원 실천가, 국외반출 문화재의 보존 및 국제박물관 활동에의 기여. 23일 타계한 한광호 선생은 힘들고 불확실한 시대에 인류문화 사랑을 올곧게 실천한 우리 문화계의 퍼스트 펭귄이었다.

 한국전쟁기에 혈혈단신 월남해 화학·제약업계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일가를 이룬 한 선생은 문화유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기반으로 1960년대 초부터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다. 그의 컬렉션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동남아·유럽 등 그 범위도 넓지만 2만여 점에 이를 정도로 양 또한 적지 않은 것이었다.

 특히 2003년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열린 ‘티베트의 유산 : 한광호 소장 탕카전’을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2500여 점이나 되는 티베트 불화 탕카 컬렉션은 세계 최대, 최고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한 선생의 이러한 노력은 지구촌의 변방 티베트의 문화콘텐트를 인류문화유산의 중심에 우뚝 서게 했다는 점에서 큰 업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대영박물관 한국실에 우리 문화재 구입비용 100만 파운드 후원, 2004 서울 세계박물관총회 지원, 한빛문화재단과 화정박물관을 통한 전체 수집문화재의 사회 환원 실천은 그의 기부로 마련된 대영박물관의 달항아리처럼 무심한 숭고함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한광호 회장님!

 이국 땅에서 인류문화유산으로 우리 민족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고는 ‘달빛’ 항아리!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고국에서 당신의 유적으로 영원할 ‘한빛’문화재단!

 남은 우리들은 꺼지지 않은 빛으로 사셨던 선생의 뒤를 좇아 문화가 더 꽃피고 싶어하는 차디찬 바다 속으로 뒤따라 뛰어드는 펭귄처럼 선생의 뜻을 면면히 이어갈 것입니다.

 선생님! 부디 다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십시오.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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