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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외조부 묘석 어디 갔나 했더니 …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외할아버지인 고경택 묘(동그라미). 후손이 묘석과 경계석을 빼갔다. 앞은 고경택 여동생인 고경선(1945년 사망)의 무덤이다. [뉴스1]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할아버지 묘가 해체됐다. 훼손을 걱정한 후손이 묘석과 주변에 둘러친 경계석을 자신의 집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무덤은 김정은 생모인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의 무덤으로 시신이 없는 ‘헛무덤(허총·虛塚)’이다.

 29일 제주 고씨 종문회와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고경택 형제의 후손이 묘석과 경계석을 집으로 가져갔다. 후손은 경찰에서 “묘 위치가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누가 파헤칠까 걱정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옮기려고 묘석 등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 “묘가 자꾸 이목을 끌어 이웃들이 우리 같은 후손을 ‘김정은 친척’이라고 여기게 되는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신원이 공개되면 새 묫자리가 알려질 수 있다”며 경찰에 신상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고경택의 묘는 제주 시내와 바다가 보이는 봉개동 언덕배기 ‘제주 고씨 신성악파 흥상공계 가족묘지’에 있었다. 가족묘지에는 고경택의 아버지, 즉 김정은의 외증조부인 고영옥이 묻힌 곳 등 무덤 13기가 더 있다. 이 중 고경택 묘 하나만 후손이 묘석 등을 옮겼다. 무덤은 봉분을 돋우지 않고 평평한 바닥에 묘석을 박고 경계석을 둘러친 평장(平葬) 형태였다. 전날까지 멀쩡하던 묘석 등이 사라지자 제주 고씨 종문회가 경찰에 알렸고, 조사 결과 후손이 한 일임이 드러났다. 현재 제주도에는 고경택 형제의 후손 10여 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3년 제주시 조천읍에서 태어난 고경택은 20년대 후반 일본으로 건너갔다. 52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고영희를 낳았으며, 가족이 60년대 초에 북송선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희는 북한에서 만수대예술관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김정일의 눈에 들어 김정철(33)·정은·여정(27) 삼남매를 낳았다. 2004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를 ‘평양의 어머니’라 부르며 받들고 있다. 그의 여동생이자 김정은의 이모인 고영숙(56)은 98년 남편 박건(58)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현재 성형수술을 하고 신분을 감춘 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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