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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가족

가족   - 이지엽(1958~ )

꼭 의자나 지갑이 전부가 아니지
직선이면 좋지만 곡선 때로 필요한 법
가만히 손 내밀어 봐 꽃이 피고 새가 울게

바닥에 떨어지는 옷처럼 몸을 기대
흘러가는 물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봐
서로의 눈빛만 봐도 그늘까지 환해져
힘들면 못처럼 입 다물고 눈을 감고
모른 채 돌아서도 달빛처럼 쌓이는 애증
따뜻이 품어주는 알이야 비좁아도 비 내려도


줄줄 편안하게 읽히는 시네요. 피붙이처럼 친숙한 어조(語調)와 운율이네요. 모른 채 외면해도 살가운 정 가득한 시. 이게 우리민족 정통시가인 시조랍니다. 설날 앞두고 날도 춥고 마음도 시린데 이때 더욱 그리운 게 가족의 체온 아닌가요. 좋은 직장 좋은 자리는 못 차고 앉았어도, 지갑이 텅 비었어도 서로 살 비비며 하소연하고 품어 안고픈 게 가족 아니나요. 서로서로 그늘진 마음 보듬으며 환해지는 둥지가 가족 세상 아니나요. 그런 한 둥지 속 알 같은 식구들 있어 또 꽃 피고 새 우는 새봄 기약할 수 있는 게 아니나요. 가족의 이런 소중하고 따뜻함 다시금 확인하는 좋은 설날 되소서.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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