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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유화 공세 … 백령도 전단 살포도 멈췄다

AN-2기 침투부대 챙기는 김정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323군부대 장병들을 평양으로 불러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323군부대는 우리의 공수부대에 해당하는 항공육전대로 최근 AN-2 항공기나 헬기로 침투해 인천공항 등 주요 시설물들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사령관(맨 왼쪽)과 이영길 총참모장(김정은 왼쪽)이 동행했다. [사진 노동신문]

줄 듯, 말 듯. 2월 17일부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29일 판문점에서 열자는 우리 측의 제안에 28일 북한이 보인 반응이다. 이는 북한이 전단 살포 등 대남 비방을 중단하며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북한이 호응해 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북한 측에서 판문점 연락관들의 연장근무를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판문점 연락관들은 통상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오후 6시10분쯤 북측이 ‘오늘은 전달할 내용이 없다. 철수하자’고 언급해 왔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29일 실무접촉은 어려워졌다.

 통상 북한 측의 연장근무 요청은 평양에서 우리 측에 전달할 내용이 있지만 일과 시간 안에 전달하지 못할 경우 요구해 왔다. 이를 고려하면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 일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우리 측이 이날 오후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진행한 해상 사격 훈련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28일 오후 해상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사전에 북한에 통보했다”며 “이에 북한이 ‘해상 사격을 중단하라.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국방위 서기실 명의의 전통문을 27일 오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우리 영해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인 만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답신을 28일 오전 보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긴장완화 조치를 언급한 이후 유화적 태도를 취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6일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은 “좋은 계절에 하자”(9일)며 거부했지만 지난 26일 다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의하며 일정을 우리 측에 위임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6일에 이어 24일엔 “30일부터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백령도와 연평도 상공에 “탈출만이 살 길”이라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살포하며 위협해 오다 이달 중순 이후엔 서북지역에서의 전단 살포를 중단했다. 예년의 경우 동계훈련 기간 해상 사격이나 대규모 훈련을 해왔으나 서해와 동해에서의 군사적 움직임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1월에는 장사정포와 다연장포를 동원한 동시탄착사격(TOT) 훈련을 했고, 지난해엔 원산 인근에서 공기부양정을 동원한 대규모 상륙훈련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기상천외한 제안과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단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답을 내놓지 않자 29일 이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해북방한계선 인근의 평화지대화, 군비경쟁 중단 및 병력 감축, 동계훈련 중단 제안 등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안이나 최전방의 전력과 병력을 줄이거나 일정한 거리를 뒤로 물리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견제를 위해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무효화를 주장했던 정전협정 준수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무기 생산을 자체로 해결하는 북한과 달리 해외 도입이 많은 우리 상황을 고려해 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한·미 동맹이나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답을 주지 않은 만큼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은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행사인 만큼 군사문제와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며 “아직 북한의 태도 변화로 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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