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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동 방역 실패 … '스탠드스틸' 다급하게 재발동

26일 충남 부여군 홍산면에 있는 한 종계장의 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이곳 종계장에서 닭 1만 6000마리를 살처분했다. 32사단 장병들이 살처분에 사용됐던 방역복을 불태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부여=프리랜서 김성태]


이번 조류 인플루엔자(AI) 역시 ‘최초 발병 후 7~10일의 고비’를 견디지 못했다. 한때 주춤하는가 싶더니 지난 주말부터 확산일로다. 16일 전북 고창군 오리농장에서 AI가 발견되고 8일 만인 24일부터 그렇게 됐다. 수도권에서 전남 해남까지 서해안 전체로, 오리에만 전염되다 닭으로까지 퍼졌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0일 풀었던 ‘스탠드스틸(Standstill·일시이동중지)’ 조치를 7일 만에 다시 발동했다.

"확산 안 된다" 오판 해제 7일 만에
전국 1억5100만마리 닭 농가 비상
발병 의심 지역 귀향 자제 요청



 ‘7~10일의 고비’는 과거 AI가 창궐할 때마다 되풀이됐다. 2010~2011년 AI가 전국을 휩쓸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2010년 12월 29일 전북 익산시와 충남 천안시에서 AI 신고가 들어왔고, 9일 뒤인 이듬해 1월 7일 경기 평택·용인시, 전남 영암·장흥군으로 퍼졌다. 이런 ‘7~10일 고비’는 AI 잠복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첫 발견지에서 이미 퍼져나간 바이러스가 숨어 있다가 이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처럼 AI가 과거와 똑같은 양상으로 퍼져나가는 데도 정부는 이번 역시 확산 차단에 실패했다. 방역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김재홍(수의학과) 교수는 “AI 바이러스를 앞질러 전파를 막아야 할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 뒤쫓기에 바쁘다”며 "특히 철새도래지나 농가 주변 소독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가 많다”고 말했다. 제대로 방역을 하려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사람과 철새 이동 동향을 파악하고 예상해 사전 방역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철새 죽음 신고를 받아 바이러스 검출 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스탠드스틸 효과 또한 잘못 측정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AI가 발생하자 광주광역시와 전남·북 지역 축산 관련자들에 대해 18일 자정부터 20일 자정까지 닭·오리 농장과 작업장 등을 드나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 뒤 닭·오리 농장 AI 전염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하자 “AI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조치를 풀었다. 그러나 나흘 뒤 감염 의심신고가 잇따랐다. 건국대 송창선(수의학과) 교수는 “AI 바이러스 잠복기와 과거 전파 양상을 고려할 때 3주 정도는 관찰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AI 대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또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명목상 컨트롤타워는 농림축산식품부 AI 상황실이다. 농식품부뿐 아니라 환경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련부서에서 담당자들이 모두 파견 나와 모여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는지는 의문이다. 당장 지난 22일 경북 영덕군 바닷가에서 죽은 철새 11마리가 발견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조사를 했으나 환경부는 한동안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AI는 닭·오리·메추리 647만 마리를 살처분한 2010~2011년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충남 부여군의 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돼 닭 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억5100만 마리를 키우는 닭이 전염되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1090만 마리인 오리에 비할 바 아니다. 전남 나주시에서 닭 10만여 마리를 키우는 김양길(60)씨는 “처음 AI 소식에 강화한 농장 소독을 이젠 24시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 남부의 안성·평택·화성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3개 시에서 기르는 닭만 1500만 마리에 이른다. 평택시 고덕면 양지농장에서 어미 닭 40만 마리, 병아리 20만 마리를 사육하는 김우호(58)씨는 “인근 농장과 왕래를 완전히 끊고 소득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설’이라는 또 다른 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면서 AI 바이러스를 이곳저곳에 묻혀 나를 수 있다. 길에 떨어진 철새 배설물을 모르는 새 밟는 식으로다. 이건 차량만 방역을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AI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대해 귀향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최선욱, 나주=최경호, 평택=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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