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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박원순의 뺄셈과 덧셈

강인식
사회부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2년은 ‘뺄셈의 시정’이었다. 채무를 줄이고, 맥쿼리가 가져갈 이익을 깎고, 뉴타운 지정을 해제했다. 제돌이를 동물원에서 빼내 바다에 풀어주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덧셈의 시정’을 시작하려 한다. 뺄셈만으론 자신의 이름을 시민에게(더 나아가 국민에게) 각인시키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서울시청 현관을 들어서면 ‘채무를 줄여요’라는 제목의 전광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취임일 채무(2011년 10월) : 19조9873억원 / 감축 채무 : 3조2506억원 / 이달의 채무(2014년 1월) : 16조7367억원’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7조원 채무 감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임 시장 오세훈의 반(反)명제였던 박원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 부분이었다. 박 시장은 취임 후 곧바로 자문단과 채무 공약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목표 수정을 건의했다.



 “다음 선거까지 7조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인 목표를 잡으시는 게 … .”



 “7조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대로 갑시다.”



 그래서 최근 박 시장은 “7조라는 목표가 없었으면 어떻게 지금의 채무 감축이 가능했겠는가”라고 자주 말한다. 어려운 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는 박 시장만 만나면 이런 질문을 한다. “이명박의 청계천이나 버스정책처럼 박원순을 대표할 만한 성과나 정책이 없는 거 아닌가.” 신년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질문이 빠지는 적이 없다. 이에 박 시장은 “지하철 9호선의 기존 계약을 뜯어 고쳐 맥쿼리에게 지급해야 할 3조2000억원을 아꼈다. 이보다 크고 대단한 일이 어디 있는가”라고 강한 어조로 답했다.



 ‘왜 토건사업만 업적으로 생각하는가’라고, 그와 그의 참모들은 한참을 서운해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민의 선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 시민의 이해력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박원순 이름 석 자를 단번에 떠올릴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에는 이런 고민이 담겨 있다.



 모른다면 알려야 한다. 박 시장은 곧 자신의 브랜드를 문자와 영상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는 전임 시장에게서 서울에 대한 슬로건을 익숙하게 봐 왔다. ‘디자인서울’이나 ‘한강르네상스’ 같은.



 박 시장은 소통을 컨셉트로 자신을 브랜드화할 가능성이 크다. 소통의 강조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척점으로서 박 시장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기여할지 모른다. 여기에 공동체·생태도시와 같이 박 시장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양도성 프로젝트는 이런 가치를 표현하는 하드웨어가 될 것이다. 경전철 건설도 박 시장의 장기 업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그런데 슬로건과 토건이라는 ‘덧셈의 시정’이 박 시장의 캐릭터와 충돌할지 모른다. 선거를 앞두고 급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박 시장이 이런 지적을 피해 자신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강인식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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