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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또 마주칠까 학교 갈 때마다 두렵고 수치스러워"

지난 9일 강원도 영월군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법정.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의 10대 소녀 3명이 법정으로 들어섰다. 제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교사 정모(62)씨의 성추행 피해자 박소은(19·가명)양과 증인으로 출석한 박양의 친구 2명이었다.



성추행당한 여고생 법정증언

 정씨는 2012년 강원도 동해의 한 고등학교에 과학교사로 재직하면서 과학실·급식실 등에서 박양의 엉덩이를 만지고 허리를 감싸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양 외 다른 여학생에게 카카오톡으로 음란한 사진을 전송한 혐의도 있다.



 증언하는 내내 박양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재판에 앞서 박양은 “선생님을 안 마주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피해자 증언 때 정씨는 재판정 밖으로 나가 있어야 했다. 박양은 “선생님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허리를 감싸 너무 놀랐고 수치스러웠다”며 “선생님이 처벌받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밝혔다.



 피해자 증언이 끝난 뒤 다시 법정에 들어온 정씨는 “박양은 평소 거울을 자주 보는 등 나서기를 좋아하고 튀는 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학생에게 음란사진을 전송한 것에 대해서도 “피해 학생이 고소 취하 대가로 800만원을 요구했다”며 학생들이 악의적으로 고소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법정 밖에서 만난 박양은 “학교에서 선생님을 계속 마주쳐야 한다는 게 제일 두려웠다”며 “내가 증언을 해야 선생님이 앞으로 그런 짓을 못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박양의 어머니 권모씨는 “정씨는 예전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변태 교사’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내 딸이 피해자가 될 줄은 몰랐다”며 “교사를 뽑을 때 제발 도덕성 검증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양의 경우처럼 교사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들은 대부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서울 해바라기아동센터가 상담한 내용에 따르면 피해 여학생들은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소년상담센터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교사에게 성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나타낸다”며 “가해 교사로부터 격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이유정·장혁진·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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