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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여중생과 원조교제한 교사도 정직 3개월 그쳐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경기도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 담임교사인 A씨(49)가 종례를 마친 뒤 청소하는 남녀 학생 4~5명을 지도하고 있었다.



학교에 남아있는 성범죄 교사들 <상>
솜방망이 징계 … 문제 되면 전보
제자 무릎에 앉히고 추행했는데 감봉만 당하고 같은 학교서 수업
동료교사들도 쉬쉬, 교장 "학생들 알게 될까 조마조마"
학부모 "해임 등 강력 처벌해야"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교실 밖 복도에서 여학생 3명이 A씨를 향해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얘들아, 내일 보자. 복도에서 뛰지 말고.” A씨도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겉으로만 보면 여느 교실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그러나 A씨는 2년 전 같은 학교에서 담임을 맡은 B양(14)을 성추행한 전력이 있다. 2012년 11월 A씨는 학교 전산실에서 B양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B양의 가슴을 건드린 의혹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징계위는 “선생님이 뒤에서 껴안고 선생님 손이 가슴에 닿았다”는 피해 학생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제자를 성추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은 가벼웠다. A씨는 감봉 3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는 여전히 같은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다. A씨는 “억울한 면도 많지만 오해받을 일을 한 것 자체가 내 불찰”이라며 “현재 학생들과의 관계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A씨가 담임을 맡은 35명의 학생 가운데 17명이 여학생이다. 그러나 A씨의 은밀한 전력을 알고 있는 학생은 없었다. 이날 학교 앞에서 만난 이모(16)양은 “학교에 성범죄에 연루된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 없다”며 “그런 선생님이 가르친다고 생각하면 학교 오는 것이 공포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최근 5년간 교사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A씨처럼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에 연루됐는데도 교단을 떠나지 않은 교사는 35명에 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건이 발생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보 조치가 됐다. 그러나 해당 학교의 동료 교사나 학생들은 성범죄 연루 교사의 전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



 같은 날 강원도의 Y고등학교에선 C씨(62)가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C씨는 1학년 물리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남녀공학인 인근의 M고등학교에 근무하던 2012년 교실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포르노 영상물을 틀었다가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았다. 학교에 남게 된 C씨는 같은 해 9월부터 약 3개월간 고1 여학생(17)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또다시 성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C씨는 지난해 초 강원도 내 한 남자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C씨가 옮긴 학교에선 교장을 제외하곤 그의 성범죄 연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최근에야 교육청 감사를 받으면서 일부 동료 교사가 C씨의 전력을 알게 됐다. 이 학교 교장은 C씨가 수업하는 교실에 수시로 찾아가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처럼 성범죄 연루 교사들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학부모나 학생들이 알게 될까 봐 조마조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시·도 교육청의 교사 징계의결서를 보면, 미성년자 성매매 등 중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교직을 유지하는 교사들은 견책(5명)·감봉(6명)·정직(24명) 등 경징계 처분만 받은 채 교단을 지키고 있었다.



 2008년 5월 서울의 한 중학교 19년차 교사인 홍모씨는 인터넷 애인 대행 사이트에서 가출 여중생(14)에게 20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맺었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홍씨는 “미성년자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해당 교육청은 그에게 정직 3개월의 경징계 처분만 내렸다. 홍씨는 현재 서울의 다른 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경북의 한 고등학교 영어 교사 이모(29)씨는 2010년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배모(18)양과 아파트와 승용차 등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적발됐다. 이씨는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했고 결혼할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 역시 정직 3개월을 받았을 뿐이다. 이씨는 경북의 한 중학교로 자리를 옮겨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 용인 M중학교 학부모회장 유모(44)씨는 “작은 성범죄에라도 연루되면 당장 해임하는 등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교사들의 성범죄 문제를 근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이유정·장혁진·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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