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평당 1억원 주상복합, 북적이는 대형마트 … 도시화 기대로 대륙은 기세등등



올 한 해 중국 경제를 내다보자니 시야가 뿌옇다. 선진국은 회복세가 뚜렷하고, 일부 신흥국은 고전할 게 뻔한데, 중국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성장을 점치자니 정부의 개혁 의지가 심상찮고, 하락 괘를 내기엔 내수 시장의 잠재력이 만만찮다. 경제 전문가들이 ‘보합’이라는 어정쩡한 단어로 올해 중국 전망을 뭉뚱그린 이유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15박16일 일정으로 중국 경제의 현장을 발로 뛰며 점검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시 중심업무지구인 차오양(朝陽)구. 한 연구소를 찾아가는 길에 중국동포 가이드가 길가 모델 하우스를 가리켰다. 입구 바깥까지 수십 명의 인파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1환 지역(1선 도시 최고 중심지)에 들어서는 마지막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분양이 막 시작됐는데 벌써 경쟁률이 10대 1을 넘었습니다.” 가이드가 귀띔한 분양가는 평(3.3㎡)당 우리 돈 1억원. 입을 딱 벌리자 가이드가 코웃음을 쳤다. “1환 지역에서 차로 1시간 반 거리인 4환 지역만 해도 아파트 평당 가격이 2000만원이나 됩니다. 중국 부동산 죽었다지만 부동산만 한 투자처가 없죠.”

#다음날 베이징 하이뎬(海淀)구에 위치한 중국 최대 대형마트인 우마트. 평일 낮인데도 4000㎡의 식품 매장 한 층은 ‘발 디딜 틈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붐볐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오리·돼지고기 매장은 손님에 가려 쌓아놓은 고기를 제대로 구경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요즘 식품 매출이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최저 임금이 오르니 하위 계층도 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사기 시작했어요.” 이 회사 IR 담당자 자저 주임은 “온라인 쇼핑 때문에 가전 매출이 급감했는데도 전체 매출은 지난해 13% 늘었다”며 “중국 사람들이 대형마트와 소비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말했다.

올 한 해 중국 경제를 가늠하기 위해 떠난 15박16일의 중국 탐방. 베이징·상하이에 위치한 30개 국가기관·연구소·기업을 방문해 70여 명을 인터뷰했다. 결론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강도 높은 개혁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기 둔화의 우려는 현지에서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중앙은행이나 정부 소속 연구소는 물론이고 민간 연구소나 기업에서도 “7%대 성장세가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건은 ^신형 도시화가 어떻게 추진되느냐 ^최근의 소득 증가세가 내수 증대로 이어지느냐 ^부동산 거품이나 지방정부 부채 등의 폭탄이 잘 처리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였다.

신형 도시화, 민간 경제 일으킬까
7%대 성장률에 대한 자신감의 기저엔 ‘신형 도시화’가 깔려 있다. 신형 도시화란 급격한 도시화로 불거진 주거 지역 슬럼화, 빈부 격차, 과잉 설비 같은 ‘도시병’을 치료하자며 시진핑 정부가 내세운 경기 부양책이다. 2억6000만 농민공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주거 시설은 물론 교육·의료·양로 등의 복지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자는 계획이다. 2020년까지 진행될 이 프로젝트에 중국 정부는 40조 위안(약 705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특히 도시화가 단순히 농민공의 생활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거란 기대가 컸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금융정책연구센터 허하이펑(何海峰) 박사는 “도시화와 글로벌 경제 호조세가 맞물리면 중국 제조업체가 더 크게 일어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핵심은 산업 단지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광둥성·산시성 등의 광역도시 내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놓고 새로 설비를 증설하는 기업은 단지 입주를 의무화하는 등 산업단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기업 입주율은 30% 언저리를 맴도는 상황. 산업단지가 제대로 정착해야 근로자가 모여들고 광역 도시가 부흥할 거란 게 정부 계산이다. 허하이펑 박사는 “도시화 계획 중 산업단지 육성이 핵심 항목이다. 지방정부가 세제 혜택, 보조금 지급 등으로 기업을 유인하면 민간 기업의 투자가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소득층 임금 급상승 … 내수 붐 기대
최저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이 소비에 나선 것도 중국 내수시장엔 파란불이다. 자저 주임에 따르면 우마트 판매 직원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임금이 20% 안팎으로 올랐다고 한다. 최근 대형마트의 식료품 매출 증가세가 임금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동안 돈이 없어 먹는 것조차 아끼고 살던 계층이 먹을거리, 입을거리를 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분간 중하위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 시장, 중저가 의류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의외로 현지에서 만난 대도시 근로자들은 “최근 3년 사이 임금이 크게 늘지 않았거나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올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국 내수시장 중에서도 중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날 거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아슬아슬해 보였다.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의 부동산 값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본사의 베이징 주재 연구원이 “4환 지역에 산 1억원대 초반 아파트가 3년 사이에 4억원이 됐다. 그때 두어 채 더 사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할 정도다. 마이클 왕 베이징수도개발공사 IR 부장은 “생활 여건이 좋은 1선 도시는 실수요가 계속 몰리고 있다. 2년 안에 1선 도시 부동산 값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1선 도시 집값이 국민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신은만국증권 쓰이한(思怡?)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뉴욕·런던 등 선진국 대도시보다 훨씬 높은 20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경고했다.

내구재·대체에너지 산업 전망 밝아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예고로 중국 일부 산업 분야가 잔뜩 움츠러든 건 사실이다. 철강·시멘트·알루미늄·유리 등 건설 관련업이나 조선업같이 과잉 투자가 이뤄진 분야다. 하지만 아직 생산 규모가 내수에 턱없이 못 미치는 분야도 적지 않다. 화학 업종이 대표적이다. 석유화학(정유 제외) 분야의 경우 자국 내 생산 규모가 중국 전체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영화학업체 시노펙(SINOPEC)의 양천(??) IR 담당 부처장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바닥을 치고 업황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며 “거시 경제 회복 흐름에 따라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내 증권사에선 환경 오염으로 인해 갈수록 각광받을 업종으로 대체에너지를 꼽았다. 필자가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5m 앞 건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 오염이 심각했다. 아시아 최대 증권사 신은만국증권의 펑구(?谷) 애널리스트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수처리 장비 업체, 탈황 설비 업체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리=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