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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직접 만드는 비공식 굿즈 … 판매 블로그만 수백 곳

블로거 `봄고`의 엑소 스티커 도안. (인터뷰 내용과는 무관)

포털사이트에서 ‘엑소 굿즈’로 검색하면 블로그만 300개 이상 나온다. 이중 상당수가 엑소 팬이 스스로 만든 굿즈를 판매하는 블로그다. 아이돌 공식 굿즈가 산업으로 커가는 한 켠에선 이처럼 비공식 굿즈 시장도 있다. 팬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일종의 지하시장이다.

지난 6월 발매한 정규 1집이 100만 장을 바라볼 정도로 큰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엑소는 현재 비공식 굿즈계의 대세다. 엑소 굿즈 제작 블로그를 운영 중인 고교생 김모(18)양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팬질'이자 취미로 비공식 굿즈를 만들고 있다. 공식 굿즈보다 저렴하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으로 직접 만들어 소장하려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안을 전문으로 그리는 사람을 ‘도아너’, 공장에 의뢰해 물건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이들을 ‘판매계’로 부른다. 도안과 판매를 함께 하는 이도 있고, 도안을 사서 물건을 제작해 판매만 하는 이도 있다.

정품에선 볼 수 없는 다양한 디자인의 캐릭터 스티커·메모지·캘린더·명함·포장지 등의 문구류가 주요 물품이다. 판매자들은 가계약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이웃들에게 정식 주문을 받은 뒤 제작비와 발송비를 감안해 값을 매기고 공장에 주문을 넣는다. 스크랩·후기 이벤트, 덤 등 쇼핑몰의 흔한 마케팅 기법까지 적극 활용한다.

기획사가 보도용으로 배포한 사진을 활용하며, 도안을 베끼는 건 하지 않는다. 배송을 재촉하는 것도 금기시된다. 전문 쇼핑몰이 아니라 주로 학생들이 취미 활동으로 운영해서다. 구매한 물건을 재판매하는 것도 금기다. 김 양은 “우리가 가계약을 받고 손수 포장한 제품을 더 비싼 값에 되팔기 때문에 그 이기적인 마음이 싫어서 금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가 없이 연예인의 초상을 활용해 물건을 판매하는 건 모두 불법이다. 김 양은 “울림엔터테인먼트 등은 비공식 굿즈를 규제한 적이 있다. 하지만 SM은 이를 알고도 문제삼은 적이 없어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M 관계자는 “비공식 굿즈도 팬 활동의 하나라 규제하기가 조심스럽다. 팬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모집해 공식 굿즈에 활용하는 등 이들의 에너지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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