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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베이징에선 "군인들은 인기 있는 이웃"

‘환호’와 ‘구호’. 2012년 샌디에이고 주립대와 시러큐스대의 미 대학농구리그 경기가 벌어진 항모 USS 미드웨이의 갑판 위. 관중이 환호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중앙포토]

2012년 7월 8일 미국 프로야구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에 독특한 시구자가 등장했다. 두 다리 모두 의족인 그는 보조지팡이를 가슴팍에 댄 채 마운드에 서 있었다. 팔도 하나뿐이었다. 서 있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그는 있는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공의 궤적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터무니없이 멀었지만 타자는 ‘휙’ 소리를 내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구자에 대한 경의가 담긴 ‘헛손질’이었다. 구장을 꽉 메운 관중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쳤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군복 유니폼

17일 성남시 토지주택공사 본사 앞에선 군포시 당동2지구 입주예정자들이 군인 가족 입주 반대시위를 벌였다. [안성식 기자]·[중앙포토]
 마운드의 주인공은 닉 킴멜. 애리조나 고등학교 재학 시절 야구선수로도 활동했던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해병으로 참전해 한 팔과 두 다리를 잃은 ‘전쟁영웅’이었다.

 미국 군항이 있는 샌디에이고는 군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이곳에서 군은 나라를 지켜주는 존재이자, 친근한 이웃이다. 노병렬 대진대 미국학과 교수는 “군 혹은 군인 가족을 우리 사회처럼 기피하는 일은 없다”며 “미국은 오히려 군을 아끼고 존중하는 문화가 널리 정착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 좋은 예 중 하나가 파드리스의 홈 유니폼이다. 파드리스는 홈에서 착용하는 유니폼에 검은색·녹색·연두색 등이 섞인 ‘밀리터리’ 디자인을 넣었다. 선수들은 일부 홈 경기나 특별한 행사 때 이 ‘군복’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파드리스 선수들이 군항이나 인근 군부대를 방문하는 행사를 열고 이를 널리 홍보하기도 한다. 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프로 구단들에선 군과 연계된 행사를 열면 구단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올라가기 때문에 종종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군인 가족들이 많이 사는 샌디에이고의 일부 동네는 여느 일반 동네와 다르지 않다. 미국 방위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샌디에이고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도시”라며 “군인용 주거 단지 외 민간 단지에도 군인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땅값이나 이미지를 거론하며 불편해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 가족들도 평범한 이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군인 덕 아파트 더 비싸”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 경기에서 시구한 예비역 해병 닉 킴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페이지]
 중국의 군인 가족들은 어떻게 대접을 받을까. 중국에선 군인 가족들이 오히려 인기 만점이다. 서울시청 관광진흥과에 근무하는 중국인 리레이(29·여) 주무관은 “베이징은 군 가족들이 거주한다고 소문난 아파트를 더 높게 쳐준다”며 “한국과는 정반대”라고 밝혔다. 그는 “군인은 보장된 직업이고 주변 치안도 안전해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 군인 가족들은 인기 있는 이웃”이라며 “한국은 분단 국가이기 때문에 군인이 더욱 중요한 존재일 텐데 그 가족들을 이웃으로 꺼린다는 건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은 다른 나라와 환경이 다르다. 자위대의 수가 워낙 적은 데다 100% 공용 관사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 일본에서 오래 근무했던 전 외교부 과장은 “일본은 자위대를 위한 관사가 100%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민간 주민들과 마찰이나 갈등을 빚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처럼 군인만을 위한 관사를 100% 보급할 순 없는 현실이다. 국방부는 전북 임실과 경기도 군포에서 벌어진 군인 입주 반대 시위가 가져올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시위가 앞으로 군인 가족들이 입주하기로 되어 있는 다른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포 외에도 올해만 인천에 90정비대대 소속 관사 42가구가, 안산에는 51사단 철마부대 소속 관사 27가구가 민간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다.

군포 입주예정자 “군에 불만 없다”

전북 임실군 육군 35사단과 경기도 군포시 당동2지구 보금자리아파트에서 군 입주 반대 시위는 일단 멈췄다. 당동2지구 보금자리아파트 3, 4단지 분양자협의회장 박모(41)씨는 “ 당분간 추가 시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관사에 들어올 군인과 가족에게 불만은 없다”며 “단지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대규모 관사 계약을 체결한 LH는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유성운·장대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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