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장아찌가 짜기만 하다고? 영양도 약효도 풍부해요

알천농원 이범로 대표와 구보미 씨 부부는 10년 전부터 약재로 담근 장아찌를 만들고 있다. [사진 알천농원]

우리 선조는 봄부터 가을까지 제철 음식을 즐겼다. 겨울에는 제철 나물을 뜯어 묵나물로 만들거나 장에 절여 음식으로 활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장아찌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장아찌는 깻잎·오이·마늘·고추잎·마늘종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약재로 사용하는 식물을 원재료로 장아찌를 담그는 곳이 있다. 경남 산청에 있는 알천농원이다. 알천농원은 약재식물의 열매나 잎으로 장아찌를 만든다. 장아찌 고유의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약재로서의 효능까지 갖췄다. 입맛을 찾으면서 건강도 챙기는 셈이다.

귀농 후 지리산 자락서 약 장아찌 연구

대중교통조차 없는 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고리 구슬골. 구슬처럼 물이 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알천농원은 지리산 맑은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10년 전 4형제가 귀농해 일군 일가다.

총 15종, 15톤 규모의 장아찌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이중 절반이 넘는 8가지 장아찌가 약재로 만들어진다. 당귀순·쌍두릅·곰치·참가죽·돼지감자·초석잠·곶감·죽순 장아찌가 그것이다. 지리산 자락과 인근 농가에서 자라는 나물과 열매가 재료가 된다. 알천농원서 만든 장아찌는 ‘약장아찌’로 불린다. 어떻게 약재로 장아찌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알천농원 이범로 대표는 “평소 약재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서적을 많이 봤다”며 “누님이 약초관리사 자격증이 있어 이를 적용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알천농원이 처음 개발한 쌍두릅 장아찌는 두릅 장아찌의 실패 끝에 나온 결과다. 두릅의 무른 성질 때문에 식감이 떨어지고 맛도 덜했다. 그래서 두릅보다 조금 더 단단한 쌍두릅을 사용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렇게 실패를 거듭한 것이 3년여. 현재의 맛을 유지하는 재료의 비율도 이 기간에 완성됐다. 장아찌의 원재료와 함께 들어가는 고추장·된장·조청·참기름·깨소금 등의 비율은 종류마다 다르다.


숙성 과정서 아미노산 생성, 비타민도 풍부

장아찌는 원래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이다. 숙성과정에서 각종 유기산과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특히 간장으로 장아찌를 담그면 영양이 배가된다. 채소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간장이 보완해준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유리아미노산 함량도 늘어난다. 유리아미노산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장아찌의 원료가 되는 채소의 각종 영양성분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동의보감촌RIS사업단 신용욱 단장(경남과학기술대학교 농학한약자원학부 교수)은 “동의보감에는 한약재로 쓰는 부위를 발효시키면 약효가 증가한다고 기록돼 있다”며 “약재 성분이 발효를 통해 분해돼 우리 몸에 작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아찌는 짠맛 때문에 외면을 당했다. 알천농원은 장아찌를 저염도로 담근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너무 짜면 몸에 좋을 리 없다”며 “장아찌의 간을 맞출 때 염도계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장아찌의 평균 염도를 13보메(˚Be, 염도의 단위) 정도로 절인다. 된장의 염도가 약 15~18보메다. 2∼3차 숙성기간을 거듭할수록 염도를 낮춰 완전숙성 후에는 5보메가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

짠맛이 줄어들면 보관기간이 짧아지게 마련. 알천농원은 저장기간 단축 문제를 산야초로 해결했다. 이 대표는 “보관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존을 돕는 청미래·소엽·당쟁이덩쿨·감초 같은 산야초를 가미한다”고 강조했다.

장아찌의 숙성은 별도로 마련한 냉장시설에서 이뤄진다. 이곳에서 섭씨 영하 0.2도로 유지된다. 짧게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숙성기간이 지나면 비로소 장아찌가 완성된다. 이곳에서 만든 장아찌는 현재 중국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류장훈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