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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적자 1조대 … 더 갈 데 없는 시멘트 업계

동양시멘트의 강원도 삼척공장 전경. [중앙포토]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양회에서는 지난해 말 차장·부장급 간부 37명이 회사를 떠났다. 실적이 악화되자 회사가 희망퇴직을 받은 것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최근 2년간 관리직 사원 3분의 1가량이 퇴직했다”고 말했다.

 성신양회는 최근 2~3년간 주력인 부천공장 매각, 보유 주식 처분 등 구조조정에 매달렸다. 동양시멘트는 모(母)그룹이 좌초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할 처지다.

 시멘트 업계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건설 경기 악화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요가 줄어들면서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놓인 탓이다. 전기요금·물류비용 인상 등 악재도 수두룩하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03년 5830만t이던 국내 수요량은 지난해 4440만t으로 줄었다. 올해는 4300만t으로 더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양회·동양시멘트·성신양회 등 업계 7곳의 최근 6년간 누적 적자는 1조원이 넘는다. (그래픽 참조).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가 선전하고 있지만 레미콘·모르타르·레저 등 비(非)시멘트 부문의 호실적이 뒷받침된 것이다. 시멘트협회 김영민 기획팀장은 “2000년 이후 업계가 발전설비·사옥·선박 등 2조원대 자산을 매각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등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맸으나 이제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듯하다”고 풀이했다.

 시멘트 회사들이 새해가 되면서 일제히 ‘가격 인상’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다. 쌍용양회는 레미콘·건설업체 등에 3월 1일부터 시멘트 값을 t당 8만100원으로 8.8% 인상한다고 밝혔다. 라파즈한라는 다음 달 17일부터 t당 8만1000원으로 올린다고 통보한 상태다. 동양시멘트 역시 다음 달 26일 출하분부터 값을 8만6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조만간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현재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은 t당 7만3600원 수준. 2012년 이래 제자리걸음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시멘트 값은 2003년 6만7000원에서 최근까지 9.8% 오르는 데 그쳤다”며 “같은 기간 유연탄은 t당 30달러에서 110달러로 세 배 이상 올랐다. 원가 상승 요인이 판매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멘트의 주연료인 유연탄은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김영민 팀장은 “최근 2년간 시멘트 제조사들은 전기요금(720억원)과 철도·해운 등 물류비용(210억원) 인상으로 1000억원 가까운 추가 부담 요인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최근 철도 파업 때는 시멘트 생산·출하, 유연탄 수송 차질로 120억원대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한 수요처인 중소 레미콘·건설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레미콘협회 측은 “인상분이 레미콘 가격에 반영된다면 반대할 명분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 레미콘 업계는 중간에서 자기만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K레미콘 대표는 “협상력이 약한 영세업체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체와는 가격을 놓고 매년 마찰을 빚어왔다”며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한계 기업이 퇴출되는 등 자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군산대 이승헌(시멘트화학) 교수는 “아파트 건설 원가에서 시멘트 자재비 비중이 2% 미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00㎡(약 33평)짜리 아파트를 짓는다고 할 때 이번에 업계가 제시하는 시멘트 값 인상분은 3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세계 평균 시멘트 값은 t당 100달러(약 10만6000원)로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시멘트 업계도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일부 인상 요인은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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