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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이후 합의 처리 원칙 … 여당이 위원장 맡아도 똑같을 것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이춘석(전북 익산갑·사진) 의원은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의 본래 기능을 넘어 상원 노릇을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고,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법사위가 불가피하게 손대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월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우리 국회는 상임위별로 운영되는데, 각 상임위가 전체적인 틀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 분야의 이익만 대변하는 법안을 올리는 게 문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과 종종 충돌하게 되고, 결국 법 체계상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종합적인 고려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상임위에는 ‘어차피 법사위에서 고칠 테니 일단 넘기고 보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대 들어 논란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19대는 여야 숫자가 비슷해서인지, 직권상정이 힘들어져서인지 법안이 여야 간의 주고받기식 합의에 따라 패키지 형태로 올라오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그러면 정치적으로는 균형을 맞췄을지 몰라도 개별법 자체로는 균형을 잃게 되기 쉽다. 이 때문에 법적 형평성은 갖췄는지, 상위법에 저촉되진 않는지는 개별적으로 심사할 수밖에 없는 거다. 법적·정치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게 법사위로서는 숙명적인 딜레마다.”

-그런 역할을 꼭 법사위가 맡아야 하나.
“각 상임위가 어느 한쪽만 대변하는 법을 올리는 한 누군가의 조정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면서 법사위가 120일 내에 법안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해당 상임위가 곧바로 본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하지만 아직 어느 상임위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법안을 다시 가져가라고 해도 마다할 정도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지적된 부분을 논리적으로 재반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 않겠나. 각 상임위가 문제 있는 법안을 알아서 책임지라며 법사위에 떠넘기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위원장이 야당 몫인 게 문제란 지적도 많다.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도 똑같을 거다. 지금 법사위는 여야 동수로 돼 있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킬 수 없는 구조다. 실제로 18대 이후 여야는 일방적 표결 대신 합의 처리하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오히려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가장 원만하게 운영되는 곳이 법사위다. 이 때문에 야당 출신 법사위원장 탓에 국회가 마비된다는 비난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지난해 정무위나 환노위 경우도 여야가 아니라 여당 내부 갈등에서 빚어진 것 아니었나. 법사위가 지금 여야 모두에 욕을 먹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법사위가 제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보완하거나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일각에선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법제실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법안의 최종 심사 권한은 국회의원만 갖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법률 전문가가 맡아도 위헌이다. 대신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만 심도 있게 다루는 별도의 상임위를 두는 방안은 제도적으로 고민해볼 만하다.”

온라인 중앙일보·박신홍 중앙 선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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