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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법률 정당성 확보 위해 설립 여당 법안 저지할 야당 무기로 변질

지난 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영선 위원장이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법사위는 1951년 제2대 국회 때 엄상섭 의원의 제안으로 생겨났다. 법률안의 위헌성, 다른 법률과의 충돌 여부 등을 심사해 법률의 정당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였다. 이후 국회법에는 ‘위원회에서 법률안 심사를 마치거나 입안한 때에는 법사위에 회부해 체계와 자구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명문화됐다.

법사위가 정치적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되면서다. 13대 국회 때 여소야대 상황이 되면서 여당이 전부 차지하던 상임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나눠 갖게 됐고, 15대 국회 후반부터는 법사위원장 자리가 야당 몫으로 넘어갔다.

이후 법사위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17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첨예한 여야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 시도에 한나라당 소속인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의사진행 기피 전략으로 맞섰다. 최 위원장은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개혁법안’ 처리를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혔다. 한나라당은 법사위를 점거해 상정을 저지하기도 했다.

결국 2004년 10월 발의된 국가보안법 폐지안은 우여곡절 끝에 이듬해 5월 법사위에 상정됐지만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불사하겠다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 출신 법사위원장의 벽은 끝내 넘지 못했다. 이처럼 법안 심사의 ‘노루목’에 해당하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으면서 법사위는 야당이 여당의 핵심 추진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떠올랐다.

2005년 행정도시 건설특별법 처리 과정에서도 법사위 권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법사위 야당 간사였던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법사위 고유 권한인 헌법과 법률 체계 심사권을 보다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가 월권 행위로 국회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법사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에 나섰지만 법안 심사 권한을 쥔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고 있는 한 사실상 불가능한 시도였다.

대선을 앞둔 2007년 7월엔 한나라당 소속인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법사위에 전격 상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열린우리당은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압박하려는 처사라고 강력 비난하며 법사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야당이 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를 통과한 뒤에도 법사위 내에서 이의가 제기되면서 두 달 가까이 계류됐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연금법도 치열한 논쟁 끝에 64일 만에 겨우 법사위를 통과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과 소득세법은 법사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결국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했다. 이후에도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추진법안에 번번이 제동을 걸고 나서고 여당은 본회의 직권상정과 강행 처리로 맞서면서 정치는 파행을 반복해야만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박신홍 중앙 선데이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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