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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 대상 범위 지나치게 넓은 게 문제

“정부와 의사 중 정부 쪽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일부에서 주장하듯 의료 민영화나 의료 영리화와는 거리가 멀다.”

 2000년 의약분업 갈등에 따른 의사 파업 당시 ‘선봉장’(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장)이던 신상진(58·새누리당 성남중원·사진) 전 의원은 전면 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의 갈등이 불신과 불통에서 촉발됐다고 진단한다.

 그는 “갈등이 첨예화되기 전에 정책을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소통해야 했다”며 “강자인 정부가 의정 소통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서울대 의대 77학번인 그는 의약분업 파업 당시 ‘홍길동’ ‘신창원’ 등으로 통했다. 전국에 지명 수배된 뒤 붙잡힐 때까지 한 달 반 동안 신출귀몰하면서 파업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번 의협의 파업 예고와 관련된 두 가지 이슈 중 원격 진료에 대해 신 전 의원은 “의사들은 충분히 반대할 이유가 있다”며 “의사들은 환자들을 직접 보면서 진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으며 또 그렇게 배웠다”고 말했다.

 만성질환과 정신질환을 포함하는 등 원격진료의 대상 범위가 너무 넓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전 의원은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서울 유명 개원의에게 환자가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단 원격진료를 최소한으로 시작해 본 뒤 서서히 확대해 나가는 것이 순리란 대안도 제시했다.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은 오·남용 우려 가능성이 큰 항생제·스테로이드 등 호르몬제·향정신성 의약품 등 세 가지 약에 대해서만 분업을 우선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자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원격진료는 의사들의 불신과 오해를 해소해 가면서 해도 늦지 않다.”

 의료계·시민단체와 민주당이 반대하는 한 원격진료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힘들다는 현실론도 거론했다.

 작금은 사태와 관련된 또 하나의 현안인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문제에 대해선 의협과 의견을 달리했다.

 “요즘 지방 중소병원들의 경영이 많이 힘들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병원이 망하면 지역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 문 닫지 않게 하려면 의료 수가를 현실화하거나 병원들이 장례식장·숙박·의료관광을 맡는 자회사라도 세워 살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전 의협 회장이던 신 전 의원은 현 노환규 회장에게 “2000년엔 의원(의협)과 병원(병협)이 함께 파업을 벌였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처럼 의료계 내에서 여러 목소리가 있는 상황에선 파업의 동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와 대타협점을 찾는 쪽에 주력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박태균 중앙 선데이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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