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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초보 심석희·이한빈 ‘빼앗긴 빙판의 봄’ 벼른다

지난 15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빙상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쇼트트랙 여자대표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선수(오른쪽부터)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의 전통 메달 박스로 꼽혔던 종목은 쇼트트랙이었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열린 제16회 겨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6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해 왔다. 알베르빌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기훈 선수 이후 한국이 겨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획득한 메달 수는 총 37개(금19·은11·동7)다. 전체 45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겨울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다.

 하지만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부터 쇼트트랙의 입지가 흔들렸다.

 남자 쇼트트랙은 금메달 2개를 획득했지만 여자 쇼트트랙은 중국에 밀려 사상 첫 노 골드에 그쳤다. 여자 쇼트트랙은 이후에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중국에 밀려 최강국 자리에서 밀려났다. 남자 쇼트트랙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개인전에서 메달을 한 개도 따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 남자 팀은 500·1000m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두 장밖에 획득하지 못했다. 종목별로 세 장씩 확보할 수 있는 출전권마저 다른 나라에 내줬다.

 윤재명(50) 소치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대표팀 코치는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메달을 따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만큼 한국 쇼트트랙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제 정상의 자리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서 소치 겨울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등 급성장 … 한국 금밭은 옛말
한국 쇼트트랙이 최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스 역할을 할 선수가 꾸준하게 배출돼 왔기 때문이다. 남자 쇼트트랙은 김기훈 이후 채지훈(94년 릴레함메르 500m 금), 김동성(98년 나가노 1000m 금), 안현수(2006년 토리노 3관왕)가 에이스 계보를 이어왔고 여자 쇼트트랙도 94년 릴레함메르, 98년 나가노 대회 연속 2관왕에 올랐던 전이경에 이어 진선유가 2006년 대회 3관왕에 올라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2009년 안현수·진선유가 나란히 부상을 당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한국은 물론 세계 쇼트트랙 판도도 요동쳤다. 중국 여자대표팀 에이스 왕멍(29)은 밴쿠버 올림픽 3관왕(500·1000·3000m 계주)에 올랐고,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30)도 같은 대회 2관왕(500·5000m 계주)을 차지하며 한국의 벽을 넘어섰다. 역대 겨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메달을 한 개도 못 땄던 소치 올림픽 개최국 러시아는 2011년 12월 안현수를 귀화시킨 뒤 각종 월드컵 시리즈에서 잇따라 메달을 획득해 사상 첫 금메달도 바라보고 있다. 네덜란드 남자, 이탈리아 여자팀도 세계 쇼트트랙 4강권에 진입해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2013~2014 월드컵 시리즈 랭킹에서도 8개 종목(남녀 500·1000·1500m·계주) 중 한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3개에 불과하다. 심석희(17·세화여고)가 1000·1500m, 여자대표팀이 3000m 계주 1위에 올랐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단 한 명도 1위를 배출하지 못했다. 남자 500·1000m에서는 세계 5위권에 있는 선수마저 없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는 무조건 1위’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다.

명예회복 위해 매일 10시간씩 질주
소치 겨울올림픽에 나갈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하다’는 점이다. 남자대표팀의 이호석(28·고양시청)과 여자대표팀의 박승희(22·화성시청), 조해리(28·고양시청)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다. 얼굴이나 이름이 ‘신선한’ 것은 그만큼 경험이 부족한 약점도 있다.

 한국 쇼트트랙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여고생 스케이터 심석희다. 심석희는 2012~2013 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해 출전한 10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모두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1500m에서는 지난해 10월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우승에 성공했다. 심석희는 기존 스케이터들과는 다른 큰 체격을 앞세워 진화형 스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심석희는 키가 1m73㎝로 여자 선수 중에 큰 편이다. 안상미 SBS 쇼트트랙 해설위원은 “심석희는 유연성이나 순발력은 타고난 편이다. 긴 다리를 이용한 스케이팅 주법에 능해 국제 대회에서도 통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광복(40) 여자대표팀 코치도 “어리지만 고교생답지 않은 과감한 경기 운영이 좋다. 악바리 같은 정신력도 돋보인다”며 기피감을 나타냈다.

 남자대표팀에서는 주장 이한빈(26·성남시청)이 가장 눈에 띈다. 이한빈은 지난해 4월 열린 쇼트트랙 선발전에서 깜짝 1위에 올라 처음 대표팀에 선발됐다. 쇼트트랙에서는 다소 늦은 나이에 대표로 선발됐지만 2013~2014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3차 대회 1500m 정상에 올라 이 부문 랭킹 2위에 올랐다. 윤 코치는 “부상 전력이 많아 걱정을 했지만 이를 모두 이겨내 왔다.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책임감도 강해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최근 성추행 의혹으로 인한 장비 담당 코치의 일시 퇴출, 남자대표팀 간판 노진규(22·한국체대)의 부상 낙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악재 속에도 쇼트트랙 선수들은 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수들은 하루 10시간 안팎의 훈련을 하며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최 코치는 “우리가 준비하는 만큼 다른 나라도 더 준비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렇게 훈련하고 있고,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2일 프랑스 퐁로뮤로 건너가 약 2주 동안 전지 훈련을 가진 뒤, 다음 달 5일 올림픽 결전지인 러시아 소치로 들어간다. 프랑스 대표팀 전지훈련지이기도 한 퐁로뮤는 해발 185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고지대에서 심폐 능력을 강화시켜 체력·지구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남녀 대표팀이 소치 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세계 정상을 다시 찾는 일이다. 지난 15일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대표팀의 박승희는 4년 전 밴쿠버에서 중국에 패했던 것을 떠올리며 “중국을 이기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 왔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꺾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월드컵 시리즈에서의 부진을 떠올린 남자대표팀의 이한빈은 “월드컵 이후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 월드컵 부진과 올림픽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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