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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컨설팅그룹이 들려주는 ‘경영의 한 수’] ICT 시대 승자 되려면 “기계의 말에 귀 기울여라”

헬륨 열기구를 이용해 전 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구글의 ‘프로젝트 룬’ 구상도. [구글]
만약 전 세계 모든 곳이 ‘와이파이 존(wifi zone)’이 된다면? 초고속인터넷 사용료를 매달 꼬박꼬박 내지 않아도 된다. 사막 한가운데서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게 되고 북극에서도 브라질의 삼바 축제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말라위의 어린이도 원격진료를 통해 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통신사는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구글이 이미 시작한 사업이다. ‘풍선으로 세상 모든 이에게 인터넷을(balloon-powered internet for everyone)’이란 모토를 내세운 ‘프로젝트 룬(loon)’ 구상이다. 지구 상공을 떠다니는 열기구들을 엮어 전 세계에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비닐로 만든 헬륨 열기구에 인터넷 통신장비를 실어 하늘에 띄운다. 풍선이 상공에서 인터넷 신호를 보내면 지상에서 안테나로 이를 받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하늘을 떠다니는 열기구가 커다란 무선 공유기 노릇을 한다는 얘기다. 열기구는 비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상 20㎞ 성층권에 머물면서 태양 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별도의 동력장치도 필요 없다.

구글은 실제로 지난해 6월 뉴질랜드에서 3G 통신장비를 실은 열기구 30여 개를 띄웠다. 지금은 작은 규모로 실험하는 단계이지만, 머지 않아 수천 개의 풍선을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에 띄울 예정이다. 황당한 계획이라고 치부하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구글은 “여전히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따라서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구글이 공익에 기여하려고 돈 들여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목적이다. 어쨌거나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또 하나의 혁명이 벌어질 수 있다.

모든 게 연결되고 자동화되는 스마트 혁명
ICT가 산업과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세상이 됐다. 특히 요즘 주목할 만한 변화의 흐름은 세 가지다.

첫째, 전 세계가 ‘연결’(connected)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구글의 룬 프로젝트나 요즘 활발히 논의되는 ‘사물인터넷’(IoE·스마트폰으로 TV를 제어하는 것처럼 인터넷이나 블루투스 등으로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과 같이 낮은 비용으로 자유로이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정보통신 환경, 즉 유비쿼터스다. 둘째,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데이터 저장과 분석 능력의 진보다. 마지막으로 고성능이지만 저렴한 단말기의 출현이다. 그 결과로 지구상의 ‘모든 것’이 스마트해지고, 연결되며, 자동화되는 세상. 커즈와일(L. Kurzweil)이 주창한 ‘특이점’(singularity·사물이 가진 인공 지능이 인간 지능보다 우수해지는 지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오고 있다.

세상이 바뀌면 승자와 패자가 갈라진다. 코닥의 비극은 앞으로 더 흔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승자에겐 과거엔 상상도 하지 못한 보상이 뒤따른다. 온라인 유통 1위에 머물지 않고 2020년 내에 월마트를 추월할 것으로 기대되는 아마존, 방송 및 종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는 TED나 허핑턴포스트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승자가 될 것인가? ‘ICT 신세계’의 승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ICT 혁명의 일부가 된 기업이다. 3D 프린터와 같이 ‘결정적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업종 특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 통신기술(CT)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 검색엔진(구글)이나 스마트폰(애플과 삼성)처럼 ICT시대의 필수품 생산 기술을 확보한 기업 등이 이 부류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상 모든 기업이 기술기업이 될 수는 없다. 두 번째 승자는 최첨단 기술을 재빨리 활용해 기존 사업에 잘 접목한 기업이다. 진정한 승자는 바로 이 같은 두 번째 유형이다.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린 유통기업 테스코 같은 기업이 이 같은 유형의 1세대라 할 만하다.

日 고마쓰, 위성으로 불도저 움직이고
세계 2위 건설장비 업체인 일본 고마쓰(小松)는 건설기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고마쓰의 불도저는 최첨단 블레이드(토공판) 제어시스템을 탑재했다. 불도저에 달린 위성측위시스템(GNSS) 안테나를 통해 현재 위치와 블레이드의 각도를 ㎝ 단위까지 정교하게 제어한다. 현재 위치와 각도가 3D 시공도와 다르면 유압 밸브를 통해 자동으로 각도가 조정된다. 기사가 수동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다. 시공 효율과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유통기업 아마존의 최첨단 물류센터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없다. 대신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납작한 물체들이 창고 선반 사이를 돌아다닌다. 로봇 ‘키바’다. 아마존은 지난해 로봇 개발회사인 키바 시스템스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해 현재 세 곳의 물류센터에서 1400대의 키바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고정 시설을 최소화해 공간을 절약했다. 자동화를 통해 물류작업 시간도 단축시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 투자회사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아마존은 키바 로봇을 통해 작업 효율을 20~40% 높여 연간 최대 9억16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굴뚝기업 GE, ‘산업 인터넷’으로 생산 혁명
전형적인 굴뚝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또 어떤가. 100년 넘게 항공기 엔진, 발전기 터빈, 의료기기, 가전제품, 무기 등을 만들어 판 이 제조업체는 최근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원이나 비행기, 발전소 등에서 쓰는 각종 기계에 네트워크를 결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GE의 표현을 옮기면 “센서를 통해 기계들이 침묵을 깨고 소통하게 해 잠자고 있던 방대한 테이터를 의미 있는 정보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이다. 쉽게 말해 ‘기계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산업 인터넷 전략의 일환으로 GE가 내놓은 솔루션엔 ‘필드360’이라는 게 있다. 유정에서 석유를 채취할 때 쓰는 펌프에서 데이터를 뽑아내 고장 가능성이 큰 부분을 미리 파악하고 장비의 평균 고장 간격을 늘려주는 솔루션이다.

GE가 산업 인터넷 전략에 몰두하자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GE가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진출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멀트 회장은 “GE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물리적인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세계가 분리된 시대는 끝났다”며 “산업 인터넷은 GE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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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