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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미시 세계사] 거대 민주국가 인도의 왕가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불린다. 1947년 공화국 인도의 건국 이래 다당제를 기반으로 하는 의원내각제 민주정치의 모범이 되고 있어서다. 이 나라는 극우 힌두민족주의 정당부터 좌파 정당까지 다양한 정치 세력이 공존한다. 8개의 전국 정당 외에 40여 개에 이르는 지역 정당도 있다. 일부 오지에선 공산게릴라가 준동하지만 공산당도 합법적으로 활동한다. 중도좌파인 국민회의가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선거를 통해 정권이 수시로 평화적으로 교체된다. 민주주의를 하면서 12억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국가통합을 유지하며 경제성장까지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대 인구를 먹여살리고 경제성장이나 사회안정을 유지하려면 민주주의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라를 무색하게 한다.

현대 인도정치를 말할 때 정치명문가인 네루-간디 가문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가문은 건국 이후 국민회의라는 중도좌파 정당을 통해 지금까지 67년간 민주공화국인 인도를 거의 왕가처럼 지배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1889~1964)와 외동딸인 인디라 간디(1917~84), 외손자인 라지브 간디(1944~91)의 3대에 걸쳐 총리를 배출했다. 인디라가 페로즈 간디(1912~60)와 결혼하며 성이 바뀌어 네루-간디 가문이라고 부른다.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1869~1948)와는 성만 같을 뿐 혈연은 없다. 네루-간디 가문 출신의 총리는 모두 재임 중 세상을 떠나 국장을 치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루는 병사했지만 인디라와 라지브는 암살당했다. 인디라는 힌두교도와 갈등을 빚던 시크교도 경호원들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라지브는 선거운동 중 타밀 민족주의자들의 폭탄 테러로 숨졌다.

67년 역사의 현대 인도에서 36년을 이 가문 출신이 총리로서 나라를 이끌었다. 2004년엔 라지브의 부인인 소냐 간디(58) 국민회의 총재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총리를 맡을 수 있었지만 외국(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경제전문가인 현 총리 만모한 싱(82)에게 자리를 넘겼다. 싱이 고령에다 소수종교인 시크교도라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올해 총선에서 국민회의가 승리하면 네루-간디 가문의 4대 총리의 대업을 이룰 수도 있다. 가문의 4대 장손인 라훌 간디(43) 하원의원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사실 인도는 다언어·다종족·다종교 사회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나라로 통한다. 정부 공식 조사 결과 인도에는 1652개의 언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억~4억 명이 사용한다는 힌디어 인구가 가장 많다.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가 13개나 되고 1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도 30개다. 1만 명 이상이 쓰는 말은 122개에 이른다. 영어가 공용어로 필요한 이유다.

종교도 힌두교(80.46%)가 다수지만 이슬람(13.43%)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1억6000만~1억7000만 명에 이르는 무슬림(이슬람교도) 인구는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그 외에 기독교(2.34%), 시크교(1.87%), 불교(0.77%), 자이나교(0.41%) 등 주요 종교와 함께 정령숭배(0.72%)를 비롯한 수많은 소수종교가 존재한다. 이 거대국가를 통합과 번영으로 이끈 민주주의가 존경스럽다. 그 속에서 4대를 이어온 가문의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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