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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보자 기부액, 그것이 알고 싶다

올 6월 4일은 제6회 지방선거일이다. 7월 30일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다. 지방선거를 치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다. 유권자 입장에선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애로가 많다. 정당추천제가 유지되면 그나마 공천을 한 정당을 믿고 투표하면 되지만, 만약 공천제가 일부라도 폐지된다면 어느 후보자에게 투표할지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대선이나 총선에서는 그래도 지명도가 높고 후보자에 관한 사전 정보가 많아 선택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는 그렇지 못 한 게 현실이다. 선택의 어려움 때문인지 지방선거는 투표율도 비교적 낮다.

투표장에 가기 전 자치단체장·지방의원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보내준 선거공보를 일별하면서 벼락치기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선거공보를 보면 후보자의 정견, 공약, 경력, 재산내역, 병역사항, 최근 5년간의 납세실적(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전과기록, 학력이 기재되어 있다. 본인과 아들이 병역의무를 다했는지 알 수 있고,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는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효된 수십 년 전의 것도 기재되어 있다.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 혹은 체납한 것은 없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기본 정보를 통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도덕성, 청렴성, 자질, 준법성, 공직 적합성을 비교·평가할 수 있다.

선거공보의 내용은 예비후보자 등록 또는 후보자 등록을 할 때 후보자가 신고한 사항을 기초로 작성된다. 만약 거기에 허위사실이 들어 있으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 가가호호(家家戶戶)에 배달된 선거공보에 허위 사실이 기재돼 있으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쟁 후보자가 당장 문제 삼거나 고발하게 마련이다. 선거가 끝나고도 불복의 빌미가 된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허위사실공표죄는 유죄 판결이라면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로써 선거공보의 기재사항은 그 진실성이 상당한 정도로 담보된다.

그런데 후보자의 정견, 공약과 경력 및 재산·학력·납세·병역·전과만으로 후보자를 선택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후보자 선택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정보에는 무엇이 있을까? 후보자의 평소 인품과 사회공헌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척도는 기부액이 아닐까?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이번 지방선거부터 후보자의 ‘최근 5년간 기부액’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다. 선출직 공직을 맡기 전이건 맡은 후건 지도층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치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이미 우리 사회로부터 혜택 받은 사람이다. 그가 평소에 기부를 어떻게 해왔느냐 하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중요 징표다. 후보자의 공직 적합성을 제대로 판단하고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부액을 전면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향후 선출직을 맡으려는 지도층의 솔선수범을 유도할 수 있다.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일부 폐지한다면 후보자가 난립하고 지방의 토호가 득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된다. 정당공천제가 일부 폐지되는 경우 기부액 공개제도를 도입하면 그나마 좋은 후보자,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차선의 보완장치는 될 것이다. 소득세법에 따라 소득공제 내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거나 받을 수 있는 기부액은 과세당국에 객관적인 자료가 있고 영수증으로도 분명히 가려낼 수 있으므로 기부액 공개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입법기술상 별 문제도 없다. 다만 종교단체에 대한 헌금이나 시주와 같은 종교적 기부액까지 포함시킬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와 종교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종교 없는 후보자와의 평등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구민이나 선거구 내의 단체 및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단체에 대한 선심성 기부행위는 선거법상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데 이것까지 허용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원래 기부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하는 것이다. 법을 통해 기부를 유도할 것까지도 없이 국민이 기부를 생활화하는 문화나 인식이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법과 제도를 통해 국민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황정근 서울대 법학과 졸업.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을 지냈다. 사단법인 ‘새조위’(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 공동대표. 저서 『선거부정방지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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