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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햇볕정책 보완을" vs "신 햇볕? 소설가 말잔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6월 14일 평양에서 두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중앙포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4월 3일 영국을 방문했을 때 런던대 연설에서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만드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라는 이솝 우화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화해와 포용의 자세로 대화와 대북 지원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자는 포용정책을 제시했다. 이후 16년째 햇볕정책은 민주당의 성역으로 존재하고 있다.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얘기조차 신중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16일 민주당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햇볕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82명 중 47명, 57.3%)이 유지해야 한다(30명, 36.6%)는 의견보다 많았다.

'신 햇볕정책' 갈리는 민주당
당직자·중진·호남, 김한길에 공감
초선·친노·486 "그대로 유지를"



 숫자는 유지론자가 적었지만 목소리는 더 컸다. 초선 의원과 노무현계(친노), 운동권 출신 486세대 의원들 가운데 유지론자가 많았다.



 486세대인 한 재선 의원은 “신햇볕정책?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소설가(김한길 대표의 전직)의 현란한 말잔치”라며 “국민이나 지지자들이 싫증 내는 친노, 비노 프레임 깨는 일에 앞장서야지 무슨 말장난이냐”고 반발했다. 역시 486세대인 친노그룹 김태년 의원(2선·성남수정)은 “오히려 햇볕정책의 (보완이 아니라)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세대인 안민석 의원(3선·경기 오산)도 “난 그 이야기(신햇볕정책론)로 김한길이 대표라는 생각을 지워버렸다”며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상징적 정책을 건드리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내용을 계승한 정당”이라며 “김 대표의 말은 남북관계가 잘될 때나 할 말이지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밖에 “새누리당 이중대로 전락하는 것” “김 대표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쫓아버리는 새누리당의 트로이 목마가 될 것” “햇볕정책 때문에 망했나. 햇볕정책만 제대로 했으면 남북관계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



 반면 당직자들과 3선 이상 중진, 호남 의원들 가운데 ‘본질적인 내용은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보완론자가 많았다. “모든 정책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당 지도부의 ‘우(右) 클릭’ 전략과, 호남 의원들의 지역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민주정책연구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햇볕정책은 대북 교류·대화를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을 개발했다”며 “상황이 바뀐 이상 대북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중진 김성곤 의원(전남 여수갑·4선)은 “김 대표가 한 말이 원칙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얘기로 안 들렸다”며 “잘 얘기했다”고 지지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중진의원은 “햇볕정책을 자꾸 퍼주기라고 하는데 퍼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려면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성장군 출신 백군기 의원도 “햇볕정책의 본질은 대단히 좋은 것이지만, 방법에 있어 국민이 염려하셨던 부분들은 한번 정해졌다고 그대로 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장성택 처형 사건 등 북한이 강성으로 나가고 있는데 이에 맞게끔 대북 정책도 바꿔야 한다”(강창일 의원·제주갑·3선), “평화우호정책은 좋지만 국민 감정이나 복잡한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김윤덕 의원·전주 완산갑·초선)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호남 출신 의원 가운데 박지원 의원(3선·목포)은 “무엇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건지 내용도 없이 무작정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햇볕정책을 보완한다는 것이 약간이라도 수정하는 것을 뜻한다면 나는 단호히 반대”라고 했다.



 민주당에서 햇볕정책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정체성 그 자체다. 김 대표가 향후 구체적인 업그레이드 방안을 내놓을 경우 논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크다.



이소아·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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