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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5억6000만 명 온라인 기부 … 중국 '공익'에 눈뜨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세계보건기구의 결핵·에이즈 예방 홍보대사다. 에이즈 환자를 위한 홍보물에도 출연했다. 그가 2012년 12월 베이징에서 홍보 활동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함께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5월 10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 창립 10주년 기념식. 회사 창립자이자 CEO인 마윈(馬云·50)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자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불평등 치유, 화합의 키워드로



 “나는 오늘 CEO직을 사임하고 공익활동으로 퇴직을 대신하려 합니다.” 기념식을 지켜보던 2만4000여 명의 회사 간부와 직원들은 그의 폭탄선언에 놀랐다. 이후 그는 회사 경영보다는 공익기금 관리와 운용, 대기오염 개선, 식량안전, 수질 개선 등을 위한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윈은 이렇게 설명했다. “창업이 내 기업가 영혼을 불사른 것이라면 현재 일은 내 양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환경과 소외문제를 못 본 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익조직 51만 개 … 45%는 민간단체



 마윈의 고백은 중국사회 공익활동의 현실과 의미를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 국제사회가 생각한 것보다 중국 내 공익활동이 훨씬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지니계수(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0.5에 이르고 매년 20만 건 이상의 시위가 발생하는 중국사회가 극단적 사회혼란이나 국론분열로 이어지지 않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베이징 스판(師範)대 중국공익연구원이 15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에는 모두 51만1300개 공익조직이 있고 그 종사자는 1200만 명에 달한다. 모두 관변단체인 줄 알지만 비정부 민간조직이 23만4000여 개로 45%에 달한다. 대부분 최근 2~3년 새 만들어진 것이다. 베이징에만 8519개의 각종 공익조직이 있고 저장(浙江)성에는 10만여 개가 있을 정도다. 이들 조직이 지난 한 해 동안 모은 기금이나 기부액, 활동 내역은 너무 많아 집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한 번에 1000만 위안(약 17억5000만원) 이상 기부한 경우가 192회로 금액은 82억 위안(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소액 모금 등을 합치면 수조 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사회가 공익활동에 눈뜬 계기는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이었다.



쓰촨 대지진 이후 기부·자원봉사 확산





8만600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초대형 자연재해 앞에 중국 전역에서 기부와 자원봉사가 쇄도하면서 공익개념이 싹텄다. 당시 국내외에서 모두 594억 위안의 성금이 답지했고 자원봉사자는 수십만 명에 달했다. 이후 중국정부가 공익활동을 목적으로 한 비정부기구(NGO) 등 공익단체의 활동을 보장하면서 공익의 범위가 재난이나 불우이웃 돕기 차원을 넘어 사회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공익단체의 활동영역을 보면 환경과 동물보호 부문이 전체의 29.7%로 가장 많고 교육부문 19.2%, 자원봉사 10.9%, 아동·부녀자·장애인 돕기는 각각 6~8% 수준이다. 공익활동이 짧은 시간에 광범하게 확산된 데는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도 한몫했다. 비단 마윈 등 경제계 인사만이 아니 국가 지도자들도 공익활동을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결핵과 에이즈 예방 치료 친선대사, 빌 게이츠 재단의 금연이미지 대사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퇴직 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각각 장학기금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중국 최고 인기배우 자오웨이(趙薇)는 ‘자오웨이 장학기금’, 배우 겸 가수인 류더화(劉德華)는 ‘류더화 자선기금’, 가수 왕페이(王菲)는 ‘아름다운 천사기금’, 배우 청룽(成龍)은 ‘훌륭한 자녀 프로젝트’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영부인서 배우까지 사회 지도층 앞장



 공익활동 저변 확대의 일등공신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다. 지난해 4월 20일 쓰촨성 야안(雅安)에서 진도 7.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다. 중국 최대 포털인 신랑(新浪)이 이재민돕기 계정을 열었는데 불과 이틀 만에 40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1억 위안의 성금을 모았다. 지난해 스마트폰 등을 통해 각종 공익활동에 참가한 누계 네티즌이 5억600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중국 정부는 현재 15~25% 수준인 공익기금 소득세 면제 폭을 크게 넓힐 방침이어서 중국의 공익활동 저변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공익기금의 투명성이다. 칭화(淸華)대 창신과사회책임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기금 투명도는 20%에 불과하다. 1066명을 상대로 한 네티즌 조사에서도 투명도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공익기금에 대한 감독과 관리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덩궈성(鄧國勝) 칭화대 창신과사회책임연구센터 주임은 “공익활동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이들의 아픔과 불만을 치유하고 사회화합에 동참토록 하는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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