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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좀보소' 파스텔 … '살아있소' 꽃무늬





2014 봄·여름 유행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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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엔 으레 한 해 전망이 넘쳐난다. 언론이 꼽은 것도 있고, 관련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예측한 자료도 있다. 특히 패션 분야는 동향 전망이 봇물을 이룬다. 패션은 겉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니 유행인지 아닌지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하나 예측이 워낙 많다 보니 중심 잡기가 어렵다. 해서 week&이 해외 언론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꼽은 올 초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봤다. 이름하여 ‘2014 봄·여름 스타일 총정리 예습편’이다.



파스텔 계열 색상 주목



지난해 가을·겨울 유행 색상은 단연코 파랑이었다.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유행의 큰 줄기를 찾기 힘든 게 최근 패션 트렌드. 하지만 지난 가을·겨울은 달랐다. 유행 색상이 뚜렷했다. 주로 여름철에 간간이 눈에 띄던 파랑이 대세였다. 상·하의 전부 짙은 파랑으로 정장 한 벌을 만들 정도로 크게 유행했다. 오랜만에 나타난 대세인 만큼 올 봄·여름에도 여전히 파란색을 쓴 의상이 많다. 브랜드 ‘겐조(Kenzo)’의 봄·여름 여성복에 파란 물결 무늬 원피스 등이 등장했다. 디자이너 정욱준이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내는 브랜드 ‘준지(Juun.J)’도 강한 파란색 의상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전문가의 진단도 이를 뒷받침한다. 패션잡지 인스타일 한국판 양수진 편집장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일맥상통하는 측면에서 파란색이 여전히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여러 색상에서 ‘파스텔(pastel) 계열’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텔은 색상 가루 원료를 길쭉하게 굳힌 크레용이다. 이걸 쓰면 색이 연하게 나온다. 그래서 파스텔 색상은 빛이 은은하고 채도가 낮은 게 특징이다. 옅은 분홍이나 하늘빛이 대표적인 파스텔색이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는 “파스텔 색상을 쓰면 낭만적이고 여성적인 옷차림이 된다. 은근한 표현이면서 소녀 감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씨에 따르면 올 봄·여름 패션에 파스텔색은 분홍이나 하늘색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보라, ‘민트 그린(mint green)’이라 불리는 아주 옅은 녹색, 살구빛을 띄는 크림색 같은 것까지 다양하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미우차 프라다(Miuccia Prada)가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인 ‘미우 미우(miu miu)’ 패션쇼에서도 다양한 파스텔색 의상이 소개됐다. 삼성패션연구소 오수민 연구원은 “여성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이상적인 계절인 만큼 분홍이나 보라가 많이 쓰이고 속살이 비칠 듯 가벼운 소재를 여러 벌 겹쳐 입거나 서정적인 느낌의 프린트를 활용한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색상 예측도 있다. 트렌드 전망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등 주요 패션 도시의 여러 패션쇼에서 선보인 의상을 기본으로 분석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는 시각에 따라 대세 예측도 조금씩 다르다. 인터넷언론 허핑턴포스트 캐나다판은 ‘예술적 감성이 묻어나는 색상(artful color)’을 주목해야 한다고 꼽았다. 프랑스 브랜드 ‘샤넬’은 밝고 경쾌한 색상의 실과 천을 조합하는 식으로,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이런 색상을 버무린 무늬를 옷에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



봄·여름 패션이 가을·겨울과 크게 다른 점은 화려한 무늬다. 점잖은 분위기, 고즈넉한 느낌이 더 잘 어울리는 게 가을·겨울 의상이라면 봄·여름은 반대다. 티셔츠 한 장, 원피스 한 벌로도 멋을 낼 수 있어야 하는 계절이래서다. 그러니 꽃무늬를 필두로 다양한 패턴이 경쟁을 벌이는 게 이 시기다. 트렌드 분석기관 인터패션플래닝(IFP)은 ‘아방 팝(avant pop)’이라는 용어로 올 봄·여름 무늬를 정의했다. 아방은 ‘앞’ 또는 ‘앞선’이란 뜻의 프랑스 말이다. 팝은 영어로 ‘대중 문화’의 줄임말로 많이 쓰인다. IFP는 전위 예술 느낌이 강하게 드러나되 대중이 쉽고 편하게 즐길 정도인 옷장식을 아방 팝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유의 화려한 무늬가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게 올 봄·여름 의상의 특징이라고 봤다. 미국 패션 디자이너 제러미 스콧(Jeremy Scott)은 비정형 무늬에 알록달록한 색상을 입힌 다음, 드레스 한쪽 옆구리를 비대칭으로 잘라내는 식으로 ‘아방 팝’ 효과를 극대화했다. 프라다·샤넬·마크제이콥스가 화려하고 복잡한 색상으로 표현한 패션도 이런 분류에 포함된다는 게 IFP의 분석이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는 이를 다른 각도에서 내다봤다. “이국적인 분위기, 패션에서 에스닉(ethnic)이라 부르는 풍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에스닉은 흔히 ‘현대 서구 문명과는 다른 민족 전통’을 가리킨다. 패션 디자인 쪽에선 대개 부족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 아프리카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 아프리카 토착민들이 주로 쓰는 현란한 문양 등을 차용한 의류 등이 ‘에스닉 패션’으로 불린다. 프랑스 브랜드 ‘셀린느(Celine)’의 여성복, ‘지방시(Givenchy)’의 남성복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방시의 봄·여름 남성복 반바지엔 아예 아프리카 부족 전사의 얼굴이 프린트돼 있다. 전형적인 에스닉 분위기다.



봄·여름의 대세인 꽃무늬도 여전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는 대표적인 유행 트렌드의 한 꼭지로 꽃무늬를 다뤘다. 매년 빠지지 않는 항목이지만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에선 녹색 바탕에 큼지막한 꽃무늬를 넣은 남성 재킷을 내놨다. 브랜드 ‘드리스반노튼’은 꽃무늬를 아로새긴 원피스, 홑천 코트 등을 만드는가 하면, 치마 한쪽에 꽃 모양을 커다랗게 매다는 등 꽃을 소재 삼은 다채로운 의류 장식법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성주그룹이 운영하는 독일 기반 브랜드 ‘MCM’은 봄·여름 대표 가방에도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봄꽃밭을 수놓았다.



디자인 트렌드의 ‘백화제방(百花齊放)’



김성일씨는 “최근 몇 년 동안 ‘메가 트렌드’라 부를 만큼 도드라지는 패션 사조가 없었다. 전세계 패션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복고’가 패션계 전체에 유행이라면 1950년대식이냐 60년대, 70·80년대 식이냐 등의 표현 방법 차이만 있을 뿐 복고라는 큰 주제는 브랜드·디자이너마다 대동소이한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가 그랬다. 한데 요즘은 큰 주제 자체가 없다는 게 김씨의 분석이다. “공급자 측면에선 고급 패션 브랜드와 중저가 SPA(제조자 직접 유통 형태의 패션업을 지칭하는 말로 흔히 ‘패스트 패션’과 동의어로 쓰인다. 짧게는 1~2주에 한 번씩 새 상품을 출시한다)가 같은 소비자를 놓고 경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안목은 더 높아지고 자기 취향은 뚜렷해지니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남성패션 잡지 에스콰이어 민희식 편집상무는 이를 ‘패션을 대하는 이중적인 시선’으로 해석했다. “남성복이나 여성복 할 것 없이 패션 소비자·공급자는 남과 달라야 한다는 기본적인 마음에서 자신만의 패션을 추구한다. 그런데 마음 한 켠에선 대세를 따르고 싶은 게 사실이다.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게 좋으니까. 이러니 또렷하게 이거다 할 만한 트렌드는 좀체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됐다.”



두 사람의 진단처럼 가디언과 이탈리아 패션잡지 그라치아 등은 올 봄·여름 패션 경향을 하나로 한정하지 못했다. 수백 개 브랜드를 경향·그룹별로 묶어 소개하는 데 그쳤다. 금속 느낌(metallic) ‘미래주의’, 꽃무늬(floral), 연한 색(fondant shades) 등이 그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봄·여름엔 ‘미래주의’에 자주 보이던 금속 느낌을 낸 의상, 연한 색으로 표현하는 ‘자연주의’, 비치는 소재를 많이 쓴 ‘시스루 룩(see through look)’, 활동적인 면을 강조한 ‘스포티 룩’ 등 패션 디자인 역사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다양한 트렌드가 총출동했다. 김성일씨는 “각 트렌드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2014년판으로 만들 것이냐가 패션 디자이너들의 주관심사였다”고 말했다. 금속 느낌 의상이 대표 예다. 구찌의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는 번쩍이는 금속 느낌 천을 세로로 길게 늘어뜨려 비치는 소재 바지 한쪽을 장식했다. 의상 전체를 번쩍이게 만든 브랜드도 있었다. 알투차라(Altuzarra)와 크리스토퍼 케인(Christopher Kane) 등이다. 여성미를 전방위적으로 내세운 ‘시스루’도 개성 넘치게 표현됐다. 시스루는 비치는 소재로 만든 옷을 지칭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가바나’는 레이스 사이 사이로 속살이 비치는 소재를 섞어냈고, 미국 브랜드 데스켄스 티어리는 파스텔색에 보일듯 말듯 한 시스루로 멋을 냈다. 전자가 관능적이고 고전적인 여성미를 뽐낸다면 후자는 소녀 혹은 중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인스타일 양수진 편집장은 “여러 가지 트렌드가 혼재돼 있지만 꼭 하나 기억해 두면 좋은 게 기장이 짤막한 ‘크롭(cropped)’ 형태 의류다. 그래야 올 봄·여름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길이가 짧아 앙증맞고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크롭 재킷’은 기본이다. 외투며 안에 받쳐 입는 옷이며 가릴 것 없이 크롭 의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거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도 양 편집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고가 브랜드든 아니든 어떤 의류 매장에서도 길어야 배꼽 정도까지 오는 외투류를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사진설명]

 1 파란색이 눈에 띄는 겐조(Kenzo)의 여성복

 2 다채로운 색상을 조화시킨 샤넬(Chanel)의 봄 의상

 3 꽃무늬로 연출한 구찌(Gucci) 남성복

 4 가방까지 금빛인 랑방(Lanvin) 투피스 차림

 5 짤막한 상의가 특징인 알렉산더왕(Alexander Wang) 여성복

 6 파스텔 색상으로 여성적인 분위기를 뽐낸 미우미우(Miu Miu)

 7 채도는 차분, 색감은 화려한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 여성복

 8 아프리카 부족을 떠올리게 하는 알렉산더매퀸(Alexander McQueen) 드레스

 9 발렌시아가(Balenciaga) 여성복. 맨다리가 비쳐 보이는 ‘시스루 룩’ 바지가 돋보인다.

[출처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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