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 해 만에 크게 웃는 한우 농가들

충남 아산에서 대림농장을 운영하는 김규태(앞쪽)씨가 15일 암소들에게 볏짚을 먹이고 있다. 한우 값이 오르자 암소를 100여 마리 늘렸다. [아산=문병주 기자]


지난 15일 오전 9시, 충남 아산 테크노밸리의 대로를 벗어나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길을 굽이굽이 10여 분 달리자 옅은 안갯속으로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풍겨왔다. ‘쉬-’하며 뿌려지는 소독약을 한번 쐬고 나자 한우농장인 대림농장의 농장장 김규태(65)씨가 17일 경매장으로 보내질 큼지막한 거세소 30마리가 모여 있는 축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더 팔고 싶어도 최고 가격을 받을 만한 소는 이 정도가 전부”라며 아쉬워했다. 대신 그는 1000평(3305㎡) 규모의 다른 축사를 보여주며 웃음지었다. “임신한 소들인데, 지난해 10월부터 100마리 정도 늘린 겁니다.”

설 맞는 음성 경매장 가보니
일본 방사능 우려, 육류소비 늘어
대형마트·도매상 물량 잡기 경쟁
농가도 임신 가능 암소 사육 늘려



 일본발 수산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 설 한우 값이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설 전 17일(올해는 1월 13일)을 기준으로 거세소의 경매가격은 kg당 지난해 1만3065원에서 1만5322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농가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도축 대신 임신 가능한 암소 사육을 늘리고 있어 중간도매상들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김씨의 경우 2008년 광우병 파동 직후 1300여 마리를 이 농장에서 들여와 길렀다. 2010년까지 한우 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치솟았다. 여기저기서 ‘대박’을 꿈꾸는 한우 농가들이 소를 기르면서 사육 수가 늘었다. 공급이 너무 많아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한우 값 안정과 한우 농가를 살려야 한다며 암소 줄이기 정책에 나섰다. 김씨 역시 2012년 400마리가 넘던 암소를 마리당 50만원을 주는 정부정책자금(암소도태장려금)을 받고 경매장에 넘겼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김씨는 “일본 원전 폭발 이후 국내산 수산물마저 못 믿겠다는 분위기가 지난해 여름 확 퍼지면서 한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며 “앞으로 더 소비가 늘 텐데 그에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경욱 수원축산농협 영업1팀장은 “한우 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암소에 대한 농장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낮 12시 국내 최대 한우 경매장이 위치한 충북 음성의 축산물공판장. 오전 11시부터 열린 경매장에 들어서자 중개 도매인 60명만 들어갈 수 있는 경매장 뒤편에는 서서 경매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열기가 더했다. 단 두 시간 진행된 이날 경매에서 팔린 도축 소는 모두 490마리. 가장 좋은 가격은 1++A등급 1kg에 2만2000원이 넘었고, 가장 낮은 가격은 3C 등급으로 7800원대를 기록했다. 경매에 참여한 김기섭 중도매인조합 총무는 “소매점들로부터 주문 물량이 지난해 설에 비해 20% 정도 늘었다”며 “가격도 지난해 설 대비 가격이 15% 이상 올랐는데도 물량이 부족해 대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공판장 정인영 경영관리부장은 “지난해 7월 말에는 소 값이 너무 떨어진다며 농가들이 공판장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값이 좋다 보니 전국에서 소를 싣고 와 며칠을 기다려 경매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매 경쟁 속에서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윤경수 축산바이어는 여유 있어 보였다. 그는 “설을 앞두고 33마리(2억2000만원어치)를 구매했다”며 “판매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비슷한 분량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이번 설을 대비해 지난해 추석 직후부터 한우 갈비를 매입해 경기도 광주 미트센터에 160t을 미리 확보해 놨다. 홍성진 신선식품담당 바이어는 “이 덕에 이마트에서 파는 전반적인 한우 가격 상승률을 5% 이내로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산·음성=문병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