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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회장, 딸 부회장, 아들 심판위원장 …

체육단체의 사유화, 그로부터 이어지는 비리와 각종 부패….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가 15일 체육단체 특별감사의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대한공수도연맹은 조직 사유화로 인한 폐해의 표본이다. 아버지는 회장, 장녀는 부회장, 장남은 심판위원장, 처남은 국가대표 감독, 차남은 국가대표 코치를 나눠 맡았다. 부회장은 2007~2010년 대표 선수들의 개인통장을 관리하면서 1억4542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체부는 이 단체를 고발하고 횡령액을 환수 조치했다.

 이 밖에도 대한야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10개 경기단체 19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대한야구협회는 국고보조금 7억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5억여원의 후원 물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대한배구협회는 부회장이 배구회관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슈쿵푸협회·대한공수도연맹·전남태권도협회 등 7개 단체의 회장이 사퇴했으며, 대한댄스스포츠연맹·대구빙상연맹·전북골프협회 등 3개 단체에는 문체부가 회장 인준 취소를 요구했다. 또 15억5100만원을 환수조치하는 등 비리 337건을 적발했다.

 지난해 태권도 판정 시비로 선수의 학부모가 부당함을 호소하며 자살한 것이 체육 개혁의 불씨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고, 문체부는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대한장애인체육회와 시도 체육회까지 2099개 단체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했다.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관행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 부처가 감사에 나선 첫 번째 사례다.

 감사를 통해 체육계에 만연한 비리와 부조리가 드러났지만 더 중요한 건 해법을 찾는 것이다. 문체부가 제시한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스포츠 단체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다. 특정 학맥과 인사가 조직을 사유화하지 못하도록 임원진 구성과 회장 선임 규정을 강화할 것을 체육계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대한유도회·대한수영연맹 등 10개 단체는 회장 선임과 관련된 정관 개정에 반대하며 문체부와 대립하고 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유도인 출신이고, 이기흥 체육회 부회장은 수영연맹회장을 겸하고 있는데 유도회와 수영연맹이 앞장서서 반발하는 모양새다.

 둘째는 스포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설립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스포츠를 망라해 비리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에 대한 조사와 감사를 일상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심판 판정, 승부 조작은 물론 체육 관련 분쟁을 조정하는 스포츠중재재판소의 역할까지 맡는 게 스포츠공정위원회다. 이르면 다음달 입법절차를 거쳐 기구를 설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사권도 없는 위원회 설립으로 고질적인 체육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체육 예산에 연간 3000억원 이상 투입된다. 감사를 하고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설립하는 건 스포츠 환경이 좀 더 공정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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