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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짓는답니다, 34층 이 아파트

세계 건축계는 공학자와 건축가가 머리를 맞대고 초고층 목조 빌딩 짓기에 도전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에 세울 34층 목조 아파트 빌딩 상상도 . [사진 C F Møller]

34층짜리 나무빌딩을 짓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목조 빌딩이 미래 건축의 혁신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여겨지지만, 초고층 목조 빌딩이 머잖아 실현될 전망이다.

 미국의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와 건축전문 온라인잡지 아키데일리(Archidaily)는 스웨덴의 건축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빌딩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스웨덴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HSB)가 2023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건축공모전에서 목조 고층 아파트 안이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덴마크 건축사무소 C F 뮐러(C F Møller)와 건축가 디넬 요한슨(Dinell Johansson)이 함께 설계했다. 이 ‘울트라 모던’ 아파트는 스톡홀름 시내 중심에 지어지며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34층 목조 아파트 내부 모습.
 ◆나무, 가장 혁신적인 재료=34층 목조 아파트에는 태양열 패널이 설치되고 각 층에는 유리로 덮힌 베란다가 만들어진다. 기둥과 프레임 등 구조적인 재료로 공학목재(공학적인 처리로 강도를 높인 목재)가 쓰이고 벽과 천장과 창틀·바닥 등은 모두 나무로 마감된다. 설계자들은 “나무(wood)야말로 자연이 준 가장 혁신적인 건축재료”라고 주장했다. 목재는 가볍지만 강도가 굉장히 높고, 재료 생산과 시공 그리고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강철이나 콘크리트보다 화재에도 더욱 안전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스웨덴에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만들어진 7층 빌딩이 이미 건설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34층 목조빌딩 설계팀은 “코어는 콘크리트로, 나머지 구조는 목재로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코어 선행공법이다. 국내 시공업체인 위빌시티 전승희 대표는 “건물의 하중을 콘크리트 코어에서 분담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나무 마천루는 여전히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다. 실제로 지어진다면 직접 가서 꼭 보고 싶은 첨단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왜 다시 나무인가=건축은 디자인과 첨단 테크놀로지가 결합되는 분야다. 최근 세계 건축가들 사이에서는 ‘나무’를 혁신적인 재료로 보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캐나다 건축가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지난해 2월 열린 TED에서 ‘우리가 목조 고층 빌딩을 지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공학자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며 20층짜리 목조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회수가 62만 회, 댓글이 300개 달렸다.

그는 “나무로 지어진 건물 안에서는 사람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진다”고 했다. 나무로 빌딩을 지어야 하는 이유로 나무가 갖고 있는 자연의 속성(따뜻하고 편안한 느낌)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 등을 꼽았다. 10~15년 주기로 자라는 나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자고도 제안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RCA) 건축대학 학장인 알렉스 드 리케(Alex de Rijke·dRMM 대표)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9월 2일자)에서 “첨단기술로 만든 친환경 재료인 공학목재가 미래 건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발상 전환 자체가 도전=국내에서는 건축가 조남호(솔토지빈 대표)씨가 목조건축에 앞장서고 있다. 길이가 짧고 가벼운 목재로 프레임을 짜는 경골목방식으로 짓는다. 조씨는 현재 콘크리트와 목구조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서울 은평구에 6층짜리 아파트를 설계 중이다. 새로운 도전이다. 조씨는 “34층 목조 빌딩은 나무에 대한 관점을 바꾼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목조주택은 아직 전원주택 디자인 대상으로 여길 뿐 환경문제와의 연관성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 환경에 끼치는 영향, 지속가능한 산림모델 수립 등 다양한 측면에서 목조건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도 TED 강의에서 “목조건물은 기껏해야 4층이라고 여기는 고정관념이 문제다. 이제 우리는 이 높이의 제한 개념을 깨뜨려야 한다. 고층빌딩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공학적인 도전보다 훨씬 더 큰 도전”이라고 했다.

이은주 기자

◆코어 월(Core Wall) 선행공법=초고층 빌딩 건축의 시공법으로 엘리베이터나 메인 계단, 비상 계단 등 코어 부분을 콘크리트로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그 뒤를 따라 철골 구조가 올라가지만 목조 고층 빌딩에는 코어 벽체에 목재를 연결하는 공법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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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