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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지상파 방송의 UHD 계산법

봉지욱
JTBC 정치부 기자
“국민을 위해 당장 UHD 방송 주파수를 달라.”

 요즘 지상파 방송 뉴스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UHD(Ultra High Definition)란 초고화질이라는 뜻으로, 지금 풀HD보다도 화질이 4배 이상 좋다. 지상파들은 최첨단 UHD 채널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공짜로 보여주고 싶은데, 정부가 주파수를 안 줘서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파 UHD는 미국·프랑스 등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만 뒤처지고 있다. (정부는) 주파수를 빨리 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밤 지상파 뉴스들은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지상파 UHD를 추진하되, 주체가 정부가 아니다. 미국은 지상파가 비용을 지불하고 주파수를 사용한다. 프랑스도 국가 지원 없이 지상파들이 앞으로 UHD를 하겠다고 선언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주파수를 공짜로 쓰고, 지상파 UHD에 대해서도 국가적 지원을 요구하는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해 6월 방통위에 제출한 건의문에는 ▶정부와 가전사가 6조원 이상 드는 UHD 상용화 비용을 분담할 것 ▶중간광고와 다채널서비스(MMS)를 허용할 것 ▶KBS의 경우 UHD TV를 가진 가구에는 더 비싼 수신료를 징수할 것 같은 내용이 있다. UHD 방송을 하되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든지, 아니면 다른 돈벌이 수단을 더 주라는 것이다.

 문제는 더 있다. UHD를 보려면 UHD 수상기도 사야 하는데, 이 또한 부담이다. UHD 화질을 100% 체감하려면 최소 80인치 이상은 돼야 한다. 50인치 내외로는 기존 풀HD TV와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시판 중인 85인치 UHD TV는 2800만원 선. 아직까지는 UHD 서비스가 프리미엄 서비스로 여겨지는 이유다.

 난시청으로 전 국민의 92%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보고 있는 현실도 문제다. 지상파 UHD 방송을 하더라도, 유료방송들이 이를 틀어주지 않으면 전 국민의 92%는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지상파 방송들은 올 6월 열릴 월드컵을 UHD 본격화의 한 계기로 보고 있다. 2009년 3D 방송 열풍이 불었던 때와도 비슷하다. 물론 UHD는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가전박람회(CES)에서도 주목받은, 미래방송의 신기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그 이전에 사회적 합의와 시청자의 필요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가전사의 이해나 재정난에 처한 지상파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국민의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위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봉지욱 JTBC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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