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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권침해 부르는 정신병원 강제입원 요건

보호자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한 피해자 4명이 정신보건법 24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이 헌법이 보장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보장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을 바라보는 시점에 아직도 이 같은 인권침해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잠자던 50대 여인의 손발을 포승줄로 묶어 병원으로 끌고가 강제 입원시켰다고 한다. 이 여인은 딸과 재산 관련 분쟁이 벌어졌는데 딸이 어머니의 갱년기 우울증 진료 경력을 들어 강제 입원시켰다고 주장한다. 다른 피해자는 “15년 동안 10번 정신병원 입원 중 7번이 강제 입원이었다. 병원에서 병이 악화돼 나왔다”고 증언한다.

  정신보건법 24조는 보호자 2명이 동의(1명밖에 없으면 1명 동의)하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진단이 있으면 강제 입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한다. 대상 환자는 입원 치료나 요양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에 걸렸거나, 환자 자신의 건강·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다. 인신 구속이나 마찬가지인 강제 입원이 사적인 과정에서 결정되고, 이의제기 장치마저 없다. 지자체 심판위원회가 6개월마다 퇴원이냐 연장이냐를 심사할 뿐이다. 이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퇴원신청자의 5%만 병원 문을 나선다.

 2012년 입원한 정신질환자는 8만여 명, 이 중 65.9%가 가족에 의한 강제 입원이다. 1995년 법 시행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선진국의 비자발적 입원율은 10%대에 불과하다. 우리의 경우 강제 입원 환자한테 적지 않은 인권침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보건법에 대한 비판이 일자 정부가 퇴원심사 주기를 3개월로 줄이는 등의 법률 개정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 근처에도 못 간다. 퇴원 심판위원회를 활성화하되 입원의 적정성까지 심의하든지, 미국·영국처럼 법원 승인을 받든지, 제3의 공적 심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정신병원 입원을 줄이려면 250개에 불과한 사회복귀시설과 59개 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하는데, 표에 도움이 안 돼 지방정부가 늘리지 않는다. 이 사업을 중앙정부로 환원해 직접 챙겨야 한다. 40억원에 불과한 예산도 대폭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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