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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현의 귀촌일기] 재미루 잡는 벱은 읎는겨!

남덕현
필자의 시골집에서 무창포가 지척이다.

 무창포는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로운 현상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새해 첫 주 내내 바닷길이 열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람들에게 그만한 구경거리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갯벌에 터 잡고 사는 생명들에게는 천재지변이다. 저마다 잡은 조개며 손톱만 한 게를 욕심껏 비닐봉지에 채워 돌아와서는, 신기한 듯 몇 번 쳐다보다 결국 버리고 간다. 갯벌과 몸을 섞고 살아온 시골 사람들이 가장 못 견뎌 하는 풍경이다.

- 재미루 잡는 벱(법)은 읎는겨! 여기저기 뒹구는 작은 생명들의 사체를 치우며 혀를 차 보지만, 시절은 이미 생명을 구경거리로 삼아 돈 버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졌다. 자연은 돈 되는 구경거리, 체험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연을 한자로 쓰면 自然인데, 글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이다. 필자는 자연을 어떤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대상의 존재양식, 삶의 양식으로 이해한다. 자연은 어떤 ‘것’이 아니라 어떤 ‘상태’인 것이다.

 인간의 간섭 없이 ‘스스로 그러하게’ 존재해 왔던 그들의 삶의 양식이다. 그러하기에, 나무 한 그루를 구경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나무의 ‘자연’은 그럴 수 없다. 그 어떤 생명의 삶의 양식이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떤 생명이 다른 생명의 삶의 양식을 구경하듯 스치고 지나갈 수 있겠는가. 흔히들, 인생치고 한 권의 장편소설 아닌 것이 없다고들 한다. 사람이 그렇다면 작은 조개 하나의 삶도, 삶의 양식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그저 재미로 잡아서 죽일 수 있는 조개가 아닌 것이다.

 어차피, 사람은 먹고 조개는 먹히는 마당에 무슨 상관이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

 그 또한, 사람과 자연이 오랜 시간 맺어 온 삶의 양식이며 ‘자연’ 상태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것이 ‘자연’이라면, 잡은 조개는 알뜰히 자시고 가시라. 재미로 갖고 놀다 버리지는 마시라. 그 어떤 생명도, 다른 생명의 ‘자연’을 그렇게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인간은 지구상에 가장 늦게 등장한 생명체다. 좀 더 다른 생명의 ‘자연’ 앞에 예의를 갖출 수는 없는 것인가. <끝>

남덕현 귀농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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