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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도 가고, 데얀도 가고 … K리그 지킬 대안 있나

K리거들의 중국행 러시는 K리그 허송세월 30년에 대한 ‘옐로카드’다. 최근 장쑤 세인티로 이적이 확정된 서울의 데얀(왼쪽)과 광저우 헝다의 김영권(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가운데는 서울의 김주영. [중앙포토]

속수무책(束手無策). 올겨울 프로축구 K리그가 처한 상황이다. 중국 수퍼리그가 한국의 전·현직 국가대표는 물론 검증을 마친 외국인 선수들까지 무차별 영입하면서 K리그 경기력과 인기의 동반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 모인 ‘중국 축구통’ 이장수(58) 전 광저우 헝다 감독과 중국 클럽 우한 줘얼 소속 조원희(31) 선수, 그리고 K리그 전문가 이용수(55) KBS 해설위원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세 사람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 축구의 압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K리그가 정체성과 경쟁력을 유지할 방안을 신속히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득점왕 데얀(33·장쑤)과 국가대표 미드필더 하대성(29·베이징) 등 K리그 간판 스타들이 최근 중국 클럽으로 이적했다.

 ▶이용수 교수(이하 이 교수)=프로는 결국 돈의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유럽의 경우 197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 스타 플레이어가 몰렸지만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영국 프리미어리그로 헤게모니가 이동했다. 투자하는 중국 수퍼리그에 좋은 선수가 모이는 건 당연하다.

 ▶이장수 감독(이하 이 감독)=서울에서 연봉 10억원 정도를 받았던 데얀이 중국에서는 21억원을 받는다고 한다. 두 배가 아니라 30~40%만 올라도 미련 없이 둥지를 옮기는 게 프로의 생리다. ‘돈만 좇는다’는 일부의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

 - 중국 축구가 한국 선수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조원희=중국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너와 김영권(24)이 차례로 몸담은 광저우 헝다가 수퍼리그 2연패를 달성하고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하더라. 결국은 실력을 믿는다는 거다. 중국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실력을 확인하면 쿨하게 인정한다.

 ▶이 감독=중국의 축구 산업은 대표팀 부진으로 긴 정체기를 보냈다. 그런데 축구광인 시진핑(習近平·61) 주석 취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클럽축구를 키워 대표팀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자’는 기조가 자리 잡았고, 많은 구단이 좋은 감독과 선수를 데려오는 데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 수퍼리그로 가는 게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이 될까.

 ▶조원희=중국 축구 수준이 낮다는 건 편견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확실히 K리그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대등한 수준이다.

 ▶이 감독=중국 축구가 한 단계 더 올라서려면 ‘팀 플레이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중국 축구의 고민은 ‘개개인은 강한데 뭉쳐놓으면 약해진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명장이라도 ‘이기적인 소황제’들이 만드는 문제점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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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축구에 잘 적응하려면 .

 ▶이 감독=결국 소통이다. 먹기 싫은 음식도 같이 먹고, 언어나 사회 분위기도 열심히 배워야 한다.

 ▶조원희=수퍼리그에는 중국 선수들끼리만 뭉치려는 분위기가 있다. 먼저 다가가 벽을 허무는 수밖에 없다. 중국 선수들은 유난히 경쟁심이 강하다. 누군가 고가의 명품을 사면 며칠 뒤 다른 선수가 그보다 비싼 물건을 들고 나타난다. 불필요한 경쟁심을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 핵심 선수들의 중국행이 K리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이 교수=문제는 K리그가 중국의 자본 공세를 버텨낼 만한 기초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거다. 핵심 선수들이 떠난 빈자리를 새 얼굴들로 신속히 메워야 하는데 유망주 육성 시스템도, 스타로 띄우는 마케팅도 수준 미달이다. 대부분 구단들이 ‘노하우’라 부를 만한 유산을 남겨놓지 못했다.

 ▶이 감독=근래 K리그 시·도민 구단들이 감독이나 사장을 선임할 때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 업무에 능통한 전문가가 구단 행정을 맡아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 K리그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

 ▶이 교수=답은 ‘선택과 집중’에 있다. 팔 선수들은 과감히 내다팔아 수익을 챙기되 경기력과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핵심 선수들은 반드시 지켜서 팬들이 리그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해야 한다.

 ▶이 감독=드래프트 제도를 빨리 없애야 한다. 선수가 가고 싶은 팀을 고를 수 없는 부작용 때문에 유망주들이 줄줄이 일본 J리그로 빠져나가지 않나. 지금은 유망주는 일본으로, 검증된 선수는 중국으로 간다지만 중국도 곧 유망주 입도선매에 나설 거다. 한국 축구에 유망주부터 씨가 마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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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