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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타는 엄마, 소치 갑니다

주부 봅슬레이 선수가 소치 올림픽에 나간다.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 김선옥(34·서울연맹·사진)이 만든 드라마다.

 김선옥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2014 노스 아메리카컵 8차 대회 여자 2인승에 신미화(20·삼육대)와 함께 출전해 1·2차 레이스 합계 2분00초96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전날 7차 대회에서 3위에 올라 한국 여자 봅슬레이 선수로는 처음 국제대회 메달을 목에 건 김선옥·신미화는 일본 팀을 제치고 아시아 유일의 소치 올림픽 여자 2인승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선옥의 인생 궤적은 커브가 많은 봅슬레이 코스와 닮았다. 육상 선수였던 김선옥은 1997·1999년 전국체전 고교·대학부 여자 100m에서 1위에 오른 유망주였다. 98년 아시아육상선수권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그러나 결혼 후 2008년 아들을 출산하면서 선수 생활을 마쳤고, 대학원(한국체대)에 진학했다.

 출산 후에도 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김선옥은 선배의 권유로 봅슬레이를 시작했다. 그는 “평소 고난도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TV로 보면서 ‘봅슬레이에는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선옥은 2011년 1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처음 나섰다. 31세 애엄마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라 해도 봅슬레이에 적응하는 건 무척 어려웠다. 최고 시속 150㎞에 달하는 썰매가 뒤집혀 다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무엇보다 아들 김민범(6)군과 떨어져 있는 게 엄마로서 큰 고통이었다. 그는 “(훈련지가 있는) 강원도로 이사해서 애를 키울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많이 좌절했다”고 털어놨다.

 김선옥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와 떨어져 미안한 만큼 독하게 봅슬레이를 탔다. 그는 “이왕 시작했으니 올림픽까지 달려보자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서 “민범이가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 텐데도 잘 커주고 있다. 가족들도 ‘끝까지 해보라’며 많이 격려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육상을 할 때는 올림픽에 결코 나갈 수 없었다. 봅슬레이를 타고 재도전에 나선 엄마는 결국 소치를 향하게 됐다. 김선옥은 “ 엄마도 노력하면 올림픽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소치 올림픽 때 아들이 TV를 볼 것이다.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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